코로나의 충격은 우리 일상의 언어에도 그대로 투영됐다. 신조어들이 쏟아졌고 단어의 의미가 달라졌으며, 잊고 있었던 말들까지 끄집어냈다.

'홈짐 열풍' 직장인 이범규씨가 코로나 이후 집안에서 운동을 하기위해 만든 '홈짐'. 러닝머신과 각종 중량 운동 기구가 놓여 있다. /이범규 제공

영어에서는 기존 단어 앞에 코로나(COVID-19)를 붙인 신조어들이 쏟아졌다. 코로나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거나 방역 수칙을 어기는 사람들을 ‘코비디어트(Covidiot·코로나 바보)’라고 불렀다. ‘마스크(mask)를 제대로 쓰지 않는 왕재수(asshole)’라는 의미로 ‘마스크홀(maskhole)’이라는 말도 나왔다. 집에서 부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잦은 다툼으로 이혼이 급증한 현상은 ‘코비디보스(Covidivorce)’, 반대로 출산율이 올라가는 현상은 ‘코로나 베이비(Coronababies)’라고 불렀다.

자가 격리 기간에 늘어난 잠 때문에 혼수상태에 빠진 것처럼 멍한 상태는 ‘코로나 코마(Coronacoma)’,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사람들이 각자 집에서 온라인 화상 프로그램을 통해서 대화를 나누며 술 마시는 ‘랜선 파티’는 ‘코비디오 파티(Covideo Party)’라고 일컬었다. 한국에서 운동 부족으로 살찌는 현상을 ‘확찐자’라고 말하는 것처럼, 독일에서는 ‘비계(Speck)’라는 단어를 뒤에 붙여서 ‘코로나 슈페크(Coronaspeck)’라고 불렀다.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나 ‘재택근무(WFH·Working From Home)’처럼 새로운 사회적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용어도 적지 않았다. 화상회의가 급증하는 바람에 ‘웹(web)’과 ‘세미나(seminar)‘를 합친 ’웨비나‘라는 말이 생겼다. 화상 프로그램인 줌(Zoom) 때문에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현상은 ’줌 피로증(Zoom fatigue)‘이라고 불렀다.

한국에서는 비슷한 발음으로 기존 용어를 살짝 비튼 신조어가 많았다. 자가 격리로 살이 찌는 바람에 옷이 작아지면 ’작아격리‘, 경기장에서 스포츠를 직접 관람(직관)하는 대신에 집에서 관람하면 ’집관‘이라고 표현했다. 집에 콕 박히면 ’집콕‘, 집에서 요리하면 ’집쿡‘, 집에서 운동하면 ’홈트(홈 트레이닝)‘, 산과 공원으로 운동하러 가면 ’산스장‘ ’공스장(산·공원과 헬스장을 합친 말)‘이라고 불렀다.

급격한 사회상의 변화를 반영한 표현도 많았다. 코로나로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면 ’금(金)스크‘, 집에서 온라인 주문이 늘어나면 ’재택 경제‘라고 부르는 방식이다. 가정주부들은 돌아서면 밥하고 돌아서면 또 밥한다고 ’돌밥돌밥‘, 카페와 빵집에서 공부하던 젊은이들은 ’카공족‘과 ’빵공족‘이라고 자신들을 칭했다. 코로나로 인한 소비 위축과 생활고를 일컫는 ’코로노미 쇼크‘,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는 바람에 방학 같다는 ’코로나케이션‘ 같은 신조어도 있었다. 그중 가장 슬픈 말은 역시 코로나로 인한 우울한 마음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Corona Blue)‘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