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지민 닮고 싶어 성형수술한 남자’에서 ‘K팝 전도사’가 된 올리 런던. 그는 “BTS 지민을 신처럼 숭배한다”면서 “다시 살 수 있는 자신감을 준 BTS에 고맙다”고 말했다. /올리 런던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인간상인 BTS 지민과 조금이라도 닮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지금은 삶을 되돌리고 행복을 찾았다. 성형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치료제는 BTS가 말한 ‘네 자신을 사랑하라’였다.”

평범했던 영국인 올리 런던(30)이 영국을 넘어 해외에서 유명해진 건 방탄소년단(BTS) 지민 때문이었다. 지민을 닮고 싶어 5년간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에서 억대의 돈을 들여 수차례 성형한 이야기가 2년 전 영국 매체를 장식하면서다. ‘팬심'으로 성형한 이들은 적지 않겠지만, 서양인이 동양인을 닮고 싶어 얼굴에 칼을 댄 건 극히 드문 일이었다. 영국서 태어난 ‘BTS 지민 덕후(super fan)’ 이야기는 해외 방송가를 솔깃하게 했다. 미국 CBS 방송 유명 토크쇼 ‘닥터 필(Dr. Phil)’, 미 엔터테인먼트 전문 ‘E!Channel’, 호주 ‘투데이쇼’ 등에 출연했다. 그는 “영국서 몇번 성형 실패를 겪은 뒤 한국의 최고 성형술로 다시 태어났다”면서 “실수를 통해 많이 배웠기 때문에 냐 인생에 후회란 없다”고 말했다.

BTS 지민

K팝 마니아인 그는 지난해 K팝 싱글 앨범 ‘퍼펙션’을 내놓으며 ‘유럽의 첫 K팝 아티스트’로도 이름을 알렸다. 데뷔곡 ‘퍼펙션’은 아이튠스 K팝 차트 31위에 올랐고,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190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최근엔 영국 유명 음악 프로듀서인 사이먼 브리턴(Britton)의 도움을 받아 K팝 크리스마스 싱글 앨범 ‘크리스마스 인 코리아’를 발표했다. 노래 초반엔 ‘불우 이웃을 위해 시간을 내요. 사랑과 기쁨을 크리스마스에 나눠요’라는 우리말 가사도 있다. 온라인으로 대화를 나눈 그는 “내가 얼마나 한국이라는 나라를 사랑하는지, 또 한국인들이 지난 몇 년간 나에게 보내준 친절에 대해 말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제주에서 1년간 초등학생 영어를 가르치며 한국을 알게 됐다. 당시 한국에 대해 아는 건 가수 보아(BoA)가 유일했다. 주말마다 콘서트를 다니며 K팝을 익혔다. 직접 본 걸그룹 씨스타의 공연은 환상적이었다. 물론 정점은 BTS였다. “그해 데뷔한 BTS의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을 듣자마자 사랑에 빠졌다. 그들은 뭔가 달랐다. 지민의 외모에 빠진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그들이 지금의 BTS가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얼마나 겸손하게 지내왔는지 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그는 “순수한 팬심”이라고 말했지만 지민의 등신대와 결혼식을 올리는 괴이한 행동도 했다. ‘과도한 팬심’ ‘성형 중독’이란 비난도 적지 않았다. “십대 시절 못난 외모 때문에 학교에 가기만 하면 괴롭힘을 당했다. 피노키오처럼 커다란 코, 여드름 가득한 퉁퉁한 얼굴에 사람들은 손가락질했다. 거울을 보는 것은 악몽이었고, 마치 내가 메두사가 된 것 같았다. BTS 지민처럼 성형한 건 경의를 표하는 제 나름의 방식이다.” 그가 오랫동안 왕따와 괴롭힘으로 고통받았다는 과거가 알려지면서 논란은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BTS는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대신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을 퍼뜨리라는 메시지를 가르친다. 어린 시절 사람 앞에 나설 수도 없었던 내가 얼굴 성형을 떳떳이 밝히고 전 세계 TV 토크쇼 앞에 설 수 있었던 것도 BTS와 BTS 팬클럽인 아미(ARMY) 덕분이었다.” 그는 한국인들이 자신에게 보여준 친절과 사랑을 돌려주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실패와 절망이 있어도 오직 노래가 자신의 심장을 뛰게 한다는 BTS 곡 ‘에어플레인 파트2(Airplane pt.2)’처럼 살고 싶다. BTS 팬이어서, 한국을 알게 되어 정말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