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로 분위기가 예년 같지는 않지만 크리스마스가 다가올수록 자주 볼 수 있는 꽃과 나무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포인세티아다. 멕시코 원산인 이 식물은 가톨릭 사제들이 과거 중남미 크리스마스 행사때 이 식물을 많이 사용하면서 크리스마스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포인세티아.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도 크리스마스 장식화로 널리 사용했고,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포인세티아라는 이름은 1825년 멕시코 주재 초대 미국 대사인 조엘 포인세트(Poinsett)가 이 식물을 미국과 유럽에 전파하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포인세티아는 온도가 내려가면 꽃을 둘러싼 포엽이 빨갛게 변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그 부분이 마치 큰 꽃처럼 보인다. 실제 꽃은 포엽 안쪽에 있는데, 꽃 10여 개가 모여 하나의 꽃차례를 이룬다. 꽃은 연한 노란빛을 띤 녹색으로 지름 6㎜ 정도다.

우리가 자주 보는 포인세티아는 화분에 심은 것이거나 기껏해야 화단에 심은 것이다. 그런데 이 나무는 멕시코 등 아열대 지역에서는 3~5m까지 자라는 큰 나무다. 베트남에 출장 갔을 때, 어느해 여름 발리에 갔을 때도 포인세티아가 상당히 큰 나무로 자란 것을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크게 자란 포인세티아.

포인세티아는 대극과 나무다. 대극과 식물이라면 우리나라에도 대극은 물론 붉은대극, 암대극, 개감수, 등대풀 등이 있다. 어느 것도 포인세티아와 연관성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전에는 포인세티아를 수입하거나 외국 품종을 재배해 로열티를 많이 냈지만 요즘엔 국산 품종을 개발해 쓰고 있다고 한다.

호랑가시나무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꼭 소개해야할 나무다. 이 나무의 빨간 열매 달린 가지가 성탄절 장식이나 카드에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기독교에서 호랑가시나무 가시는 예수의 면류관, 빨간 열매는 예수의 피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 나무의 영어 이름이 ‘Holly’다.

호랑가시나무는 감탕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성 나무다. 다 자라야 3m를 넘지 못하니 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잎이 가죽처럼 질기고 두껍고 광택이 있어서 특징적이다. 잎 가장자리의 각진 부분마다 날카로운 가시가 달려 있다. 이 가시가 호랑이 발톱 같다고 호랑가시나무라는 이름이 생겼다.

호랑가시나무.

꽃은 4~5월 작은 우산살 모양으로 녹백색으로 피는데 좋은 향기가 난다. 가을이면 잎새 사이로 구슬같이 둥글고 붉은 열매가 달린다. 우리나라 제주도 등 주로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자라는데, 전북 부안군 변산면에 호랑가시나무 군락지가 있다. 여기가 이 나무의 북방한계선이라고 하지만, 서울 홍릉수목원에서도 호랑가시나무를 생울타리로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천리포수목원에 가면 호랑가시나무 비슷한 완도호랑가시를 많이 심어 놓았다. 이 나무와 수목원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완도호랑가시는 호랑가시나무와 감탕나무의 자연 교잡종인데, 이 수목원을 설립한 미국 출신의 고 민병갈((Carl Miller) 원장이 1978년 완도지역 식물 탐사 중 발견한 종이다. 고인을 기리는 의미로 완도호랑가시를 많이 심어 놓은 것이다.

완도호랑가시.

다음은 겨우살이 차례다. 요즘 높은 산에 가면 나뭇가지에 새 둥지 같은 것들이 달린 나무들이 있다. 자세히 보면 새 둥지가 아니고 초록색 식물인 경우가 있는데, 겨우살이다. 스스로 광합성도 하면서 나무에 기생하는 반기생식물이다. 잎과 줄기는 초록색이고 콩알만 한 연노랑색 열매가 다닥다닥 달려 있다.

겨우살이.

열매가 빨간 붉은겨우살이도 있고, 샛노란 열매를 꼬리처럼 늘어뜨린 꼬리겨우살이도 있다. 서양에는 크리스마스 때 초록색 잎과 하얀 열매가 달린 겨우살이(미슬토)를 현관 안쪽 문 위에 걸어 놓는 풍습이 있다. 이 겨우살이 아래 서 있는 이성에게는 키스를 해도 된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 이와 관련한 노래가 나온다.

크리스마스 나무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구상나무다.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영어 이름이 ‘Korean fir’다. 그런데 서방으로 전해져 크리스마스 트리로 인기라고 한다. 전나무와 함께 완벽한 원뿔 형태의 수형을 자랑한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의 덕유산, 지리산, 한라산 등의 1000m 이상 고지대에서 자란다. 기후변화로 한라산·지리산에서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나무이기도 하다.

구상나무와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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