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디자인 근현대 40년의 역사를 기념한 ‘SEGNO 디자인 전시회’가 지난 16일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하이스트리트 이탈리아’에서 막을 열었다. 하이스트리트 이탈리아는 이탈리아 무역공사가 운영하는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공식 쇼룸 겸 팝업 건물로 이탈리아 라이프스타일 홍보관이다. 내년 1월 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 ‘SEGNO’(세뇨)는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 이탈리아 무역공사와 함께 기획된 행사. 주최측은 “‘SEGNO(한 획)’이라는 뜻에 맞게 문화적으로 한 획을 그은 이탈리아 디자인 제품이 남긴 발자취와 그 독창성, 그리고 연구 정신을 상징한다”면서 “국내 이탈리아 정부 기관과 23개의 이탈리아 제조업체와 15개 이탈리아 제품 수입업체 간의 시너지 효과로 탄생했다고 말했다.
페데리코 파일라 주한 이탈리아 대사는 “이번에 소개된 전시품들은 단순히 ‘외관상 아름다운 물건’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더욱 쉽고 단순하고 편하게 만들어 주는,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물건들”이라면서 “사랑하는 한국의 예술 애호가들에게 이탈리아의 경제-문화 시스템과 이탈리아인의 독창성과 창의력은 코로나바이러스 앞에서도 꺾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빛을 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했다”고 맣했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로 인해 이탈리아에서 기획작품을 운송하기 어려워, 국내 수입사들을 통해 국내 선보인 제품 위주로 전시를 꾸렸다.
렌차 포르나롤리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회는 제품을 생산한 이탈리아 업체보다 수입사의 능력이 부각되는 자리”라면서 “한국 문화와 이탈리아 제조사 간 더 견고한 연결고리가 형성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르나톨리 큐레이터는 “‘스푼에서 도시까지 (From the spoon to the town and back)’이라는 이탈리아 건축계의 거장 에르네스토 나단 로저스의 슬로건은 ‘미’를 창조하는 이탈리아인들의 능력을 함축하고 있다”면서 “인테리어 소품에서 시설물, 가로시설물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매우 넓었고, 현재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은 그러한 당대 건축가들의 철학을 이어받았으며 이질적인 전시품들이 조화를 이룬 것도 바로 이러한 공통 문화의 결과물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들은 까시나, 베스파, 카펠리니 카르텔 등 또 이탈리아 대표 브랜드의 시대별 상징적인 작품으로 꾸며져 있다. 얼굴 닮은 조명으로 유머러스한 베니니 ‘매 웨스트'(국내 ‘리아’ 판매) 작품 등을 비롯해 하이메아욘의 ‘호프 버드' 등 유명 산업디자이너와의 협업 작품을 볼 수 있다. 특히 ‘지드래곤 거울’로 알려진 산업 디자이너 에토레 소트사스의 작품 ‘울트라프라골라’ 거울(폴트로노바 출시·국내 ‘루밍’ 판매) 등도 눈에 띈다. 주한 이탈리아 무역공사 관장 빈첸쪼 깔리는 “점점 늘어나는 국제적인 경쟁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는 디자인에서 세계 선두주자들 중 하나로 남아있다”면서 “이탈리아 디자인 산업은 새로운 기계와 신기술, 연구에 대한 투자 역량이 뛰어난 덕분에 창조성과 아이디어를 대규모로 복제할 수 있는 제품으로 변화시키는데 항상 성공해왔다”고 설명했다. 즉 이탈리아 기업과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이 인식하는 차별점은, 그들이 기계에 창의성을 적웅시키는 것이 아니라 실험과 혁신에 뛰어난능력을 가진 창조성에 기계를 적응시킨다는 이야기였다. 월, 화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