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정배우’가 군대 예능 프로그램 ‘가짜사나이’ 교관인 로건(본명 김준영)이라고 주장한 남성의 ‘몸캠 피싱’ 사진을 공개한 뒤 비판이 잇따르자 하루 만에 “피해자를 돕겠다는 당초 유튜브 채널의 취지가 이상해지고 괴물이 돼버렸다”며 사과했다. 다만, 정배우는 몸캠 피싱 사진의 조작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 정배우 “그들 잘못 떠나 내 잘못 인정"
구독자 약 33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정배우 : 사건사고이슈’을 운영하는 정배우는 15일 오전 실시간 생방송을 통해 “잘못된 판단으로 이근(가짜사나이 교육대장)과 로건, 정은주(가짜사나이 교관), 로건 아내, UDT(해군특수전단) 대원들이 욕을 먹는 상황에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배우가 그럴(가짜사나이 출연진의 성추문 의혹을 제기할) 자격이 있느냐'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며 “자격 없는 것이 맞다. 나보다 더러운 놈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는 시청자 9000명 이상이 몰렸고 정배우는 이들로부터 도네(유료 채팅)를 받으며 10시간 가까이 방송 중이다.
정배우는 “그들(로건과 정은주) 잘못의 사실 유무를 떠나 내가 먼저 잘못한 부분에 대해 정정하고 인정하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정배우는 가짜사나이에 출연하는 교관 로건·정은주씨가 퇴폐업소를 출입하거나 여성을 비하했다는 등의 성추문 의혹을 제기했다.
정배우는 전날 진행한 실시간 생방송에서 한 남성이 나체인 상태로 찍혀 있는 몸캠 피싱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몸캠 피싱은 악성 바이러스나 특정 코드를 심은 모바일 앱 등을 통해 피해자를 부추겨 스스로 음란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게 한 후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범죄를 말한다. 정배우가 공개한 사진에는 남성의 얼굴 전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고 상하의가 벗겨져 있었다. 다만, 중요 부위는 검게 모자이크 돼 있었다.
정배우는 이 사진에 대해 “로건 교관이 과거 몸캠 피싱을 당해 촬영한 사진”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일부 시청자들은 “몸캠 피싱 피해자의 성 착취 영상을 유포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짓” “명확한 사실관계도 없이 국가기관도 아닌 사인(私人)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다” 등 내용의 비판 댓글을 달자 결국 사과한 것이다.
그러나 정배우는 이날 “(전날) 이미 유출된 사진이고 모자이크 하면 된다고 변호사 자문을 받아 사진을 공개했는데, 법적인 걸 떠나서 너무한 게 맞다”고 했다. 또 “내 유튜브 채널은 원래 피해자 인터뷰를 하고 도와주는 취지의 채널이었는데 어느새 취지가 이상해지고 괴물이 돼버렸다”며 “다시 한번 로건과 아내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배우는 “소라넷 관련 사진은 포토샵으로 조작된 것으로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정배우가 과거 소라넷(음란물 사이트)을 이용했다’는 내용이 담긴 사진이 조작됐다는 걸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로건의 몸캠 피싱 사진이 조작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정배우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법조계선 “'이미 공개된 사진이라 괜찮다'는 주장 말도 안돼”
법조계에선 정배우가 몸캠 피싱 사진을 공개한 것에 대해 “해당 사진 속 인물이 방송에 나가는 걸 동의하지 않았다면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법무법인 소헌 천정아 변호사는 “불법 촬영된 영상물이 맞고 동의 없이 유포한 것이라면 당연히 처벌이 가능하다”며 “문제의 사진 속 인물이 해당 사진을 촬영할 당시에 동의했었다고 하더라도, 유포 시 동의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의사에 반해 유포하는 경우는 처벌이 된다”고 했다.
‘이미 인터넷에 공개된 사진이라 괜찮다’는 정배우의 주장도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던 법무법인 해명 오선희 변호사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며 “n번방 사건 같은 경우에도 이미 소셜미디어 등에 유출된 것을 공유했더라도 처벌이 됐다. 남성이건 여성이건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사진을 동의 없이 공개한 것은 처벌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정배우가 공개한 몸캠 사진 속 인물이 로건이 아니라고 해도 해당 인물 동의 없이 공개한 것이므로 범죄는 성립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