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철의 꽃이야기입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 위주로 꽃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위 대문 사진 꽃은 초봄 야생화 처녀치마입니다. ^^
◇산국의 달콤한 향기
산국의 계절이 왔습니다. 요즘 산기슭이나 언덕, 바위틈 등 양지바른 곳에서 핀 노란 들국화가 산국입니다. 산국 하면 뭐니뭐니해도 진한 향기가 특징입니다. 꿀향기와 같은 달콤한 냄새입니다.
산국(山菊)은 말 그대로 산에 피는 국화라는 뜻입니다. 늦가을까지 피는데 일부는 서리 내릴 때까지 피어 있습니다. 예로부터 ‘야생 국화’라 해서 꽃을 따서 술을 담그기도 하고 차로 만들어 마시기도 했죠.
산국은 꽃과 잎이 원예종 노란 국화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다만 꽃송이가 국화보다 좀 작고 향기는 더 진합니다.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고 건조에 강해 도로변 경사지나 절개지에도 많이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늦가을 청계천을 노랗게 물들이는 것은 대부분 산국이고, 남한산성 성벽의 산국 세력도 대단합니다.
◇감국 꽃잎의 단맛
산국과 비슷하게 생긴 꽃으로 같은 노란 들국화인 감국이 있습니다. 산국보다 좀 늦게 피어서 요즘 한두 송이씩 피기 시작합니다. 꽃잎에 단맛이 있어서 감국(甘菊)이라 부릅니다. 야생화 공부를 시작할 때, 아니 상당히 지나서도 고심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이 산국과 감국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꽃송이 크기를 보는 것입니다. 작으면 산국, 좀 크면 감국인데 기준점은 지름 2㎝입니다. ^^
산국(약 1.5㎝)은 요즘 50원짜리, 감국(약 2.5㎝)은 500원짜리 동전 크기입니다. 감국이 산국보다 1.5배 정도 큽니다. 그래서 100원짜리를 대보아 이보다 작으면 산국, 크면 감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산국은 노란 혀꽃의 길이가 가운데 부분(통상화)의 지름보다 짧거나 비슷하고, 감국은 길거나 같습니다.
좀 익숙해지면 꽃차례, 그러니까 꽃이 피는 모양새를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산국은 꽃송이들이 우산 모양으로 둥글게 피고, 감국은 꽃송이들이 평평하게 핍니다. 산국은 꽃잎이 제 자리에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빡빡하게 피는 편이고, 감국은 꽃송이가 더 크지만 꽃잎들이 다 제 모습을 찾을 정도로 엉성하게 달리는 편입니다.
잎으로도 구분 가능한데, 산국 잎은 얇고 톱니가 날카롭게 보이고, 감국 잎은 좀 두껍고 둥글게 보이는 편입니다.
산국은 전국적으로 분포하지만 주로 중부지방에서 피고, 감국은 남쪽 지방이나 바닷가에 피기 때문에 서울 근교에서 국화 잎처럼 생긴 노란 꽃이 있다면 산국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산국은 양지, 감국은 반그늘을 좋아하는 것도 참고할만합니다.
그러나 자라는 환경에 따라 꽃 크기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산과 들에서 만나는 노란 꽃이 산국인지 감국인지 구분하는 것은 정말 힘듭니다. ㅠㅠ 야생화 사이트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보면 산국인지 감국인지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또 저 노란 들국화가 산국인지 감국인지는 그리 중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노란 들국화를 감상하고 가을이 깊었음을 알면 그만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