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식시장에서 배당을 늘리겠다며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배당소득세율을 최고 35%로 낮춰 적극적인 배당을 유도할 계획이지만, 정작 현행 세제의 실효세율이 최고 40% 수준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배당금 규모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총수 또는 대주주가 배당을 늘리는 의사 결정을 하기에 5%포인트 세율 격차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배당소득 세율 감소 폭 너무 작아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31일 세제 개편안을 통해 발표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 세율은 35%다. 일가 등의 세 부담을 낮춰 배당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배당소득세율이 최고 45%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배당을 늘릴 유인이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언뜻 보면 대주주들이 ‘절세’를 위해 앞으로 배당을 늘릴 법하지만, 전문가들은 분리과세의 절세 유인이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배당소득세 특유의 배당세액공제 때문에 실제로는 45% 세율이 모두 적용되지 않고, 실제 납세자가 부담하는 실효세율은 그보다 낮은 최고 40% 수준이기 때문이다.
배당세액공제는 이중과세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 기업이 돈을 벌어 법인세를 내고 남은 돈으로 주주로 배당하는데, 그 배당에 소득세를 물리는 것은 법인세로 한 번, 소득세로 또 한번 이중으로 세금을 매기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이중과세 논란을 피하기 위해 정부는 복잡한 세금 산출 방식을 만들었다. 우선 배당소득에 배당가산율(10%)을 곱한 금액을 더한다. 법인세를 내기 전의 소득 금액으로 환원하는 작업이다. 이어 그 금액으로 배당소득세를 부과하고, 원래 배당소득에 더해진 금액(10%)을 세액에서 공제한다. 이런 방식으로 이미 낸 법인세를 돌려받고 소득세만 물게 하는 형식으로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을 ‘그로스업(Gross-up)’ 방식이라고 한다.
배당소득으로 연 100억원을 번 A씨가 여러 소득을 더해 종합과세 최고세율 45%를 적용받았다고 가정하자. 배당가산율을 곱한 금액(10억원)을 더한 110억원의 45%인 49억5000만원이 A씨의 1차 세금이다. 여기서 최초 더한 10억원을 세액공제하면 A씨의 최종 세금은 39억50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최고 세율 구간인데도 실효세율은 39.5%인 셈이다. 정부 세제 개편안의 최고 세율 35%와 그다지 차이가 없다.
더구나 정부는 현재 10%인 배당가산율을 내년부터 11%로 올릴 계획이다. 법인세를 내기 전 금액으로 환원하는 것이 그로스업 방식의 기본이기 때문에, 내년에 법인세율이 1%포인트 상승함에 따라 배당가산율 또한 1%포인트 올리는 것이다. 배당가산율이 높아지면 배당세액공제를 받는 금액도 커진다. 현행 방식의 실효세율과 새로 도입될 분리과세의 최고 세율 격차가 더 좁혀진다.
◇“기업 배당 늘릴 유인 적어”
당초 정부는 새로 도입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에도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당세액공제를 적용하는 ‘그로스업’ 방식 도입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분리과세 자체가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라는 이유로, 배당세액공제를 따로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배당세액공제를 적용하면) 정부안에 나온 최고세율과 실효세율이 5%포인트 정도 차이 난다”면서 “지배주주 입장에선 배당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인센티브가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동건 한밭대 회계세무학과 교수는 “(당초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처럼) 분리과세 최고 세율을 25%로 했다면 보다 배당을 확대한 유인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