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 2개의 징크스 중 하나는 반드시 깨질 운명이었다. 스페인 세비야는 ‘유로파의 팀’이라고 불린다. 2005-2006시즌부터 6번 동안 유로파리그 결승에 올라갔다하면 전부 이겼다. 상대 팀인 이탈리아 AS로마를 이끄는 조제 모리뉴(60) 감독은 ‘결승의 사나이’다. 그동안 5번의 유럽 클럽 대항전(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유로파컨퍼런스리그) 결승전에서 전부 이겼다. 두 팀의 전력도 엇비슷. ‘승리의 여신은 누구의 편일까’에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YONHAP PHOTO-4387> TOPSHOT - Players fight for the ball during the UEFA Europa League final football match between Sevilla FC and AS Roma at the Puskas Arena in Budapest on May 31, 2023. (Photo by Ferenc ISZA / AFP)/2023-06-01 15:09:03/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두 강한 운이 맞붙으니 승부가 쉽게 갈리지 않았다. 주고 받은 골도 극적이었다. AS로마 잔루카 만치니(27)가 전반 35분 절묘한 스루 패스로 파울로 디발라(30)의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일격을 당한 세비야는 파상공세를 펼쳤고, 후반 10분 문전 앞으로 걷어내려 뻗은 AS로마 만치니의 왼발에 공이 맞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승부는 다시 원점. 선제골을 도운 만치니는 얼마 뒤 자책골을 기록하면서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두 팀은 추가 골 없이 연장을 거쳐 1대1로 경기를 마친 뒤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AS로마는 첫 키커인 브라이언 크리스티안테(28)만이 골을 성공시켰고, 두 번째, 세 번째 키커의 슛은 빗나갔다. 반면 세비야는 모든 선수가 골망을 가르면서 승리의 여신의 눈길을 받았다. 승부차기 4-1로 승리한 세비야가 결국 7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YONHAP PHOTO-4684> TOPSHOT - Sevilla supporters carry the trophy as they celebrate their team's win in the UEFA Europa League final football match between Sevilla FC and AS Roma at the Puskas Arena in Budapest on May 31, 2023. (Photo by Odd ANDERSEN / AFP)/2023-06-01 16:26:07/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리그 11위에 머물고 있는 세비야로서는 극적인 우승이었다. 올 시즌 3번이나 감독을 교체하는 등 분위기가 뒤숭숭했는데, 이를 이겨내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결승전 전승의 영광이 깨진 모리뉴 감독은 “심판이 스페인 사람 같았다”며 판정에 불만을 드러낸 반면, “선수들은 모든 것을 다 바쳤다. 그들이 자랑스럽다”고 팀을 다독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