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연합뉴스

음바페가 있어 메시가 더욱 빛날 수 있었던 한판 승부.

'축구 황제' 리오넬 메시를 위한 무대였다. 무대가 빛이 나려면 화려한 조연이 있어야 하는 법. 그게 바로 킬리안 음바페였다.

아르헨티나의 36년만의 우승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아르헨티나는 19일 카타르 루사일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 감격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양팀의 승부는 정규시간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연장전에서도 극적으로 1골씩을 주고 받았다. 그리고 운명의 승부차기에서 프랑스 키커들이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메시를 위한 잔치가 됐다. 전 세계 축구 역사를 통틀어 최고 선수로 인정 받는 메시. 개인 최고 권위인 발롱도르 7회 수상에 클럽에서는 이룰 수 있는 모든 걸 이뤘다. 하지만 월드컵 우승이 없었다. 이번 월드컵은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이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메시는 죽을 때까지 아쉬움을 남기고 살아갈 뻔 했다. 그런 메시가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했으니, 이보다 더 감동적인 드라마는 없었다.

사실 쉽게 끝날 경기 같았다. 전반 아르헨티나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2점차 경기를 만들었다. 후반 30분까지 프랑스는 슈팅 하나 제대로 때리지 못했다. 모두가 아르헨티나의 손쉬운 우승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 때 음바페가 나타났다. 후반 35분 추격의 페널티킥 골에 이어, 1분 뒤 그림같은 발리슛으로 동점골까지 성공시켰다. 메시가 연장 후반 결정적인 3번째 골을 터뜨리자, 음바페가 곧바로 두 번째 페널티킥 골로 응수했다. 음바페는 월드컵 역사상 두 번째로 결승전 해트트릭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아르헨티나가 너무 일방적으로 경기를 끝냈다면, 감동이 덜 할 뻔 했다. 하지만 음바페의 활약속에 전 세계 축구팬들은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보며, 메시의 화려한 피날레를 감상할 수 있었다.

음바페는 이번 대회 8골로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메시는 월드컵에 5회 출전하며 13골을 넣었다. 그런데 음바페는 지난 러시아 대회에 이어 단 두 대회만에 12골을 몰아쳤다. 월드컵 통산 득점 공동 5위이자 '전설' 펠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아직 20대 초반인 음바페가 월드컵 골 역사를 갈아치우는 건 시간 문제로 보인다. 메시의 화려한 마무리 뒤에, 음바페의 왕위 계승식이 이어진 결승전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