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전이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 인도어 경기장에서 열렸다. 경기가 빙판 사정으로 중단되자 김선태 감독(오른쪽)과 안현수 코치가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베이징(중국)=정재근 기자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대회가 마무리됐다. 중국은 김선태 감독과 빅토르안(한국명 안현수) 기술코치 등 한국 출신 지도자를 영입해 쇼트트랙에 공을 들였으나 메달 4개 획득에 그쳤다. 현지 언론은 “쇼트트랙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하며 성적 부진 원인을 한국 출신 코치진에게 돌렸다.

지난 18일 중국 시나스포츠는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종목을 결산하며 “2개의 금메달을 딴 쇼트트랙 대표팀의 부진에 대해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고 혹평했다. 중국은 쇼트트랙 종목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내 네덜란드와 공동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쇼트트랙 강국 한국(금 2, 은 3)이다.

매체는 “전반적인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했다. 이어 “2018년 평창올림픽(금 1, 은 1)에 비하면 약진했지만 중국 쇼트트랙은 줄곧 동계올림픽 에이스 종목이었다”며 이전 올림픽 성적과 비교해 결과가 초라하다고 지적했다.

쇼트트랙 첫 메달 종목이었던 혼성 단체 계주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낸 순간과 남자 1000m 경기에서 런쯔웨이가 금메달을 따낸 순간은 “짜릿했다”고 표현했다. 중국은 두 경기에서 모두 심판 판정으로 결승전에 올라 극적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이후 이어진 경기들은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강’이었던 여자 대표팀은 양양, 왕멍 등 유명 선수가 은퇴한 뒤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없이 쇠퇴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남자 5000m 계주에서 쑨룽이 넘어진 것을 언급하며 “코치진의 일상적인 훈련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했다.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을 맡았다가 이번 올림픽에서 중국 대표팀을 맡은 김선태 감독과 빅토르 안 기술코치로 구성된 코치진을 문제 삼은 것이다.

또 매체는 “한국에서 온 외국인으로 구성된 코치진이 베이징올림픽에 적합했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쇼트트랙의 제왕으로 호평을 받은 왕멍을 다시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로 복귀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왕멍은 2019년 중국 대표팀 코치로 임명됐지만 2021년 성적 부진을 이유로 코치진에서 경질됐다. 이번 올림픽에선 해설자로 나선 그는 빅토르안에게 중국팀 코치직을 제안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매체는 “왕멍이 감독이 될 수 있느냐는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지만 경기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한편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은 앞선 인터뷰에서 한국 출신 코치진들에 대한 고마움을 밝힌 바 있다. 런쯔웨이는 “코칭스태프의 지도로 500m에서 1500m까지 기량이 향상됐다”며 “전반적인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었다”고 했다.

장위팅은 “김선태 감독이 팀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믿는다. 김 감독이 우리를 신뢰했기 때문에 우리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했다. 또 “안현수 코치가 와서 우리 팀은 기술, 정신, 힘 등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 특히 정신적으로 자신감이 확실히 생겼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