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식(왼쪽), 한승택.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전력 강화엔 성공했다. 이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KIA 타이거즈는 박동원(32) 영입에 따라 포수 엔트리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IA는 시즌 개막 후 김민식(33)과 한승택(28) 2인 포수 체제로 엔트리를 꾸려왔다. 하지만 즉시전력감인 박동원이 가세하면서 기존 두 선수가 1군 엔트리에 자리를 지킬 가능성은 낮아졌다.

28인 로스터 체제에서 포수 3명으로 엔트리를 운영하는 건 극히 드문 케이스. 24일까지 10개 구단 중 포수 3인 체제로 엔트리를 운영 중인 팀은 양의지-박대온-김응민이 버티고 있는 NC 다이노스 1팀 뿐이다. 지난해 징계 여파로 야수 뎁스가 약하고, 양의지의 지명 타자 출전 비율이 있는 팀 사정이 고려됐다. 포수 2명이 온전히 안방을 지키고 경기 상황에 따라 야수들을 두루 기용하고 있는 KIA와는 사정이 다르다.

KIA 김종국 감독도 이미 변화를 시사했다. 김 감독은 "(박동원은)될 수 있으면 선발 포수로 내보낼 예정이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보다 포수로 더 나갈 것"이라며 "장타력을 기대하고 있다. (타선) 좌우 밸런스도 맞출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포수 엔트리 구성을 두고는 "세 명으로 가는 게 가장 좋지만, 우리 팀 백업 선수도 지금은 두텁지 않다. 부상 선수도 많이 나왔다. (김민식-한승택 중) 한 명은 빠지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기존 1번 포수는 김민식이었다. 1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2리(42타수 11안타) 1홈런 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14를 기록했다. 한승택은 10경기 타율 2할1푼4리(14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 OPS 0.818. 김민식이 지표 면에서 좀 더 두드러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출전 시간 대비 활약을 보면 한승택과 큰 차이가 없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에서도 김민식이 0.36, 한승택이 0.24(이상 스탯티즈 기준)다.

김민식은 풍부한 경험과 리드 안정감에서 그동안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블로킹, 송구, 프레이밍 등 수비 면에서는 아쉬움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 한승택은 강한 어깨와 준수한 수비 능력으로 경기 후반부 주로 투입됐으나, 타격 면에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박동원은 공수 양면에서 김민식과 한승택이 채워주지 못한 갈증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제 갓 KIA에 합류한 포수라는 점에서 투수와 호흡을 맞춰가는 적응 기간이 불가피하다. 이런 가운데 기존 포수 두 명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김 감독의 고민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