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선수들의 소신 발언이 KBO리그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영향력 있는 이들의 한 마디는 인프라 개선 등 리그 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020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추신수(SSG)는 지난해 3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가 열린 시범경기가 끝난 뒤 열악한 원정팀 공간에 혀를 찼다.

“사실 1군이라고 하면 메이저리그도 그렇고 KBO도 1군에서 뛰기 위해 꿈꾸며 노력하는 선수들이 있다. 그런데 열악한 환경에서 야구를 하는 것 같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야구를 하면서도 국제대회 성적이 대단한 것이 놀랍다. 좋은 환경이라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선수가 많은데 아쉽다”. 추신수의 말이다.

추신수는 또 “원정팀을 위한 실내 배팅 케이지가 없다. 최소한의 준비만 있어서 아쉬웠다. 2시간 전에 야구장에 도착해 선수들이 몸 풀고, 배팅을 한 30개 치고 경기에 들어가게 된다. 야구가 그렇게 쉽지 않다. 모든 준비를 다 하고도 안 될 수 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원정팀 트레이너 치료 공간도 부족하고, 뜨거운 물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없다. 미국에서는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왔다갔다 하면서 몸을 풀곤 한다. 여기는 준비 자체가 없다. 나는 1경기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을 준비를 하는데, (한국 야구장 환경에서는) 과연 몇 명의 선수가 그렇게 준비할 수 있는지..."라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추신수의 쓴소리 덕분일까.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오프 시즌에 잠실구장 원정팀 시설 개보수 공사를 실시했다. 라커룸이 넓어졌고 샤워실도 샤워 부스와 공간이 확대됐다. 원정 감독실, 코치실, 물리치료실, 식당 등이 새단장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잠실구장 원정팀 편의 시설에 대해 “나이스하다. 잘 만들어졌다. 투자도 많이 한 것 같고, 원정팀을 배려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키움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정후는 지난달 31일 KBO리그 개막 미디어데이를 통해 인터넷에서 도는 짧고 웃긴 영상이나 사진을 의미하는 ‘짤’ 사용 금지에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짤’ 사용이 KBO 리그 뉴미디어 중계권과 관련해 저작권 위반이기 때문에 팬들의 사용이 눈에 띄게 줄어든 걸 두고 하는 말이었다.

그는 “짤을 못 쓰는 게 이해가 안 된다. 경기 하이라이트를 볼 때 제 타석만 본다. 한 타석 전체를 보는 게 아니라 공을 치는 장면만 보는데 저도 답답한데 팬들은 오죽할까”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 “어린 팬들을 보면 처음부터 야구를 싫어하기보다 야구 자체를 잘 모르니까 매력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 짤을 비롯해 응원가와 육성 응원 문제도 잘 풀어야 야구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짤 사용 금지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지만 허구연 KBO 총재도 이 부분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개선의 여지는 크다.

추신수와 이정후처럼 소신 발언을 하는 스타 선수들이 늘어난다면 리그가 발전하고 가치가 더욱 높아지지 않을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