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승우 기자]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운명이 바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3, 바이에른 뮌헨)이 분데스리가 역대 득점 2위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이날 아이슬란드에서 화산이 다시 분출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20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0-2021시즌 분데스리가 26라운드 VfB 슈투트가르트와 경기에서 4-0으로 승리했다. 수적 열세에 놓였지만 레반도프스키의 해트트릭 활약을 앞세워 리그 4연승을 달렸다. 전반 16분 선제골을 시작으로 22분과 38분 연달아 골을 터뜨렸다.

레반도프스키는 해트트릭으로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35골을 기록했다. 이는 개인 통산 한 시즌 리그 최다골 기록이다. 또한 리그에서 처음으로 공격포인트 40개 이상(35골 6도움)을 기록했다.

분데스리가 전체 역사를 돌이키면 레반도프스키는 역대 득점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전까지는 클라우스 피셔와 268골로 같았지만 이날 3골을 추가해 271골로 역대 단독 2위가 됐다. 1위는 게르트 뮐러의 365골이다.

연일 분데스리가의 역사를 쓰고 있는 레반도프스키지만 어쩌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고 있거나 그저 그런 선수로 끝이 났을지 모른다. 아이슬란드의 화산 폭발로 인해 레반도프스키는 도르트문트에서 위르겐 클롭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레반도프스키는 지난 2010년 당시 폴란드 리그의 레흐 포즈난 소속이었다. 폴란드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여러 클럽들의 관심을 받았다. 당시 레반도프스키가 이적에 근접한 팀은 샘 앨러다이스가 이끌던 EPL의 블랙번이었다.

레반도프스키의 한 인터뷰에 따르면 블랙번 이적은 거의 성사 단계에 있었다. 하지만 잉글랜드가 아닌 독일로 방향을 튼 가장 큰 이유는 2010년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이었다.

2010년 아이슬란드의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이 폭발하며 전 유럽이 화산재로 뒤덮인 바 있다. 당시 유럽 주요 도시를 오가던 항공편은 모두 취소됐다.

레반도프스키는 당시 비행기를 타고 잉글랜드로 날아가 블랙번 구단과 미팅을 가진 후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항공편 결항으로 블랙번에 가지 못했다. 레반도프스키는 “화산 때문에 블랙번에 못 갔지만 클럽이 어떤지 보고 싶었다”라며 “만약 클럽에 방문해 직접 경기장과 다른 것들을 봤다면 블랙번이 내 첫 번째 선택이 됐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레반도프스키는 결국 블랙번이 아닌 분데스리가의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며 레반도프스키는 독일을 넘어 유럽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했다.

공교롭게도 레반도프스키가 분데스리가 역대 최다득점 단독 2위에 오른 날 아이슬란드의 화산이 다시 폭발했다. 지난 20일 아이슬란드 파그라달스피아들 지역의 레이캬네스 반도 화산 약 800년 만에 분출됐다. 그 여파로 몇몇 항공편이 취소됐다. /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