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길준영 기자] “아버지 고향 전라도와 어머니 고향 충청도에서 뛰고 결국 고향으로 돌아왔네요”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36)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훈련 후 인터뷰에서 17년 만에 서울 팀으로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200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의 지명(2차 2라운드 15순위)을 받은 이용규는 2004시즌 종료 후 KIA로 트레이드 되면서 잠재력을 터뜨렸다. 2014년에는 FA 자격을 얻고 한화와 4년 총액 67억원에 계약하며 대전으로 향했다.

이용규는 지난 시즌 한화에서 뛰면서 120경기 타율 2할8푼6리(419타수 120안타) 1홈런 32타점 60득점 17도루 OPS .718을 기록했다. 시즌 종료 후 한화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고 키움과 1년 총액 1억 5000만원에 계약하며 팀은 다르지만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적응할 것은 특별히 없다. 팀만 바뀌었지 야구는 똑같다”라고 말한 이용규는 “몇 년만에 서울로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아버지 고향 전라도와 어머니 고향 충청도에서 뛰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라며 그동안의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이용규는 “지금까지 해온 야구에 자부심도 있고 하고자하는 목표도 있다. 누가 봐도 이용규하면 그라운드에서 정말 악착같이 열심히 뛰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라며 키움에서도 전력을 다해 뛰겠다고 말했다.

키움에는 현재 중견수 후보만 3명이 있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주전 중견수를 봤던 박준태가 있고 팀내 최고타자 이정후도 중견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용규도 국가대표에서 중견수로 뛰었던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다.

이용규는 “키움에서 특별히 중견수로 뛰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국가대표에서도 좌익수나 우익수를 다 봤다. 내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포지션이라면 어디든 나가서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정후와 함께 외야를 책임져야 한다는데 일단 경쟁에서 이겨서 외야로 나가야 이정후와 함께 뛸 수 있다”라며 치열한 경쟁을 각오했다.

KIA에서 뛰던 시절 이용규는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과 한솥밥을 먹었다. 이용규는 “내가 이종범 선배님과 15년 차이가 나고 (이)정후와 13년 차이가 난다. 나는 그 때 이종범 선배의 눈도 못마주쳤던 것 같은데 지금은 긴장감이 많이 사라졌다.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며 웃었다.

이어서 “정후와 한 팀에서 만난 것도 신기하고 새롭다. 이종범 선배님한테 야구선수로서 많은 것을 배운 빚이 있기 때문에 정후가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용규는 이제 선수 커리어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2009년 KIA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던 이용규는 “우승을 한 번 더하고 은퇴하면 여한이 없을 것 같다. 키움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에 내가 들어갈 수 있는 영광이 주어진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며 우승 의지를 불태웠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