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강원 정선종합경기장에서 열린 39회 교보생명컵 꿈나무 체육대회 초등부 육상 경기. /교보생명

체조 여홍철(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탁구 유승민(2004 아테네 금메달), 수영 박태환(2008 베이징 금),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2010 밴쿠버·2014 소치 금), 쇼트트랙 최민정(2018 평창·2022 베이징 금). 이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겐 20년을 넘는 세월, 동·하계 종목의 장벽을 뛰어넘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로 40주년을 맞는 교보생명컵 꿈나무 체육대회 출신이라는 것이다.

꿈나무 체육대회는 국내 유일 민간 개최 유소년 전국 종합 체육대회다. 40년 동안 이 대회를 거쳐간 선수만 15만여 명. 그중 국가대표는 약 450명이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따낸 메달만 200개가 넘는다. 교보생명은 1985년부터 육상, 수영, 빙상, 체조, 테니스, 탁구, 유도 등 7개 비인기 종목을 대상으로 대회를 열어왔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했던 2020, 2021년을 빼고 매년 열렸다. 4000여 유소년 선수가 참가해 갈고닦은 기량을 겨룬다.

1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교보생명컵 꿈나무체육대회 40년 홈커밍데이'에서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교보생명

대회는 고(故)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뜻으로 시작됐다. 어릴 때 건강한 체력을 길러야 인격이 형성될 수 있다는 교육철학이었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도 부친인 창립자의 철학에 공감해 40년 동안 이어졌다. 모든 선수단에게 교통비와 숙식비를 지원한다. 우수한 선수와 학교에는 장학금을 지급한다. 이렇게 지원한 금액이 지금껏 120억원이 넘는다.

보통 기업은 스타 스포츠 선수나 프로 구단에 후원을 집중한다. 인기가 높을수록 상표 노출이 많아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장래가 기대되는 비인기 종목 유소년 유망주를 후원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자는 기업 이념이 밑바탕에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장은 16일 열린 ‘교보생명컵 꿈나무 체육대회 40년 홈커밍데이’에서 “더욱 많은 선수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교보생명이 계속 지원하겠다”고 했다.

대를 이어 꿈나무 체육대회에 나선 선수도 적지 않다. 여홍철과 여서정(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 메달리스트 부녀는 둘 다 어릴 적 이 대회에서 활약했다. 지난해 쇼트트랙 종목에 처음 출전한 유치부 이예하양은 아버지가 이원희 2004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윤지혜 전 탁구 국가대표다. 세 가족이 전부 꿈나무 체육대회 출신인 것이다.

이예하양과 함께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원희 선수는 “어릴 적 참여했던 대회가 40주년이 돼서 마음이 새롭다. 더 오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 자리에 왔다”고 했다. 2014 소치, 2018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쇼트트랙 김아랑 선수는 행사에서 “40년이라는 긴 시간 대회를 열어 주셔서 감사하다”며 “대회 출신으로서 꿈나무들을 위해 길을 잘 닦아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제 40회 교보생명컵 꿈나무 체육대회는 7월부터 경북 김천과 예천, 충북 제천 등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