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테니스 노바크 조코비치(36·세르비아·세계 3위)가 역대 최다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을 향한 여정을 이어갔다. 기념비적인 기록까지 이제 3경기 남았다.

노바크 조코비치가 4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페루의 후안 파블로 바리야스를 꺾은 뒤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코비치는 4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페루의 후안 파블로 바리야스(28·94위)를 1시간 57분 만에 세트스코어 3대0(6-3 6-2 6-2)으로 완파했다.

조코비치가 시종일관 한 수 위 기량을 선보이며 바리야스를 따돌렸다. 이날 조코비치는 서브에이스(7-3)와 공격 성공 횟수인 위너(35-15) 등 공격 수치 전반에서 바리야스를 앞섰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아직 한 세트도 내준 적 없이 4경기를 모두 무실 세트로 이겼다.

노바크 조코비치(오른쪽)가 4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페루의 후안 파블로 바리야스를 꺾은 뒤 그와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코비치가 올해 프랑스오픈 정상에 오르면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 단식 23번째 우승으로 ‘라이벌’ 라파엘 나달(37·스페인·15위)을 제치고 이 부문 최다 1위로 등극할 수 있다. 나달은 계속된 엉덩이·허리 부상에 신음하며 올해 프랑스오픈에 불참했다.

정치적 논란에도 조코비치는 흔들림 없이 순항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남자 단식 1회전에서 그는 미국의 알렉산다르 코바세비치(25·114위)를 3대0으로 누른 뒤 관례대로 중계 카메라 렌즈에 사인을 했는데, 이때 세르비아어로 “코소보는 세르비아의 심장이다. 폭력을 멈춰달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남기며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4월 코소보 북부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알바니아계 시장이 당선되며 벌어진 갈등 사태를 지목한 것이다.

인구 190여 만명 가운데 알바니아계가 약 92%, 세르비아계가 6%를 차지하는 코소보는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지만, 세르비아는 분리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자국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다. 그래서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한 코소보 북부 지역에서 지방선거가 실시되자 이들은 투표를 거부했다. 그 결과 불과 3.47% 투표율로 알바니아계가 시장직을 휩쓸었다.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장 출근 저지에 나서자 진압에 나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평화유지군 병력과 충돌했다.

지난달 31일 코소보 라호베츠에 위치한 테니스 선수 노바크 조코비치의 벽화가 낙서로 훼손돼 있다. 조코비치는 앞서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1회전을 마치고 "코소보는 세르비아의 심장이다. 폭력을 멈춰달라"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적으며 논란이 됐다. /AFP연합뉴스

논란을 의식했는지 조코비치는 1일 열린 2회전에서 승리한 뒤 “그것(1회전 후 메시지)은 내 신념”이라면서도 “오늘은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러지 않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대회를 앞두고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쓰기 위해 여전히 뛰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인정한 조코비치는 대회 8강전에서 카렌 하차노프(27·러시아·11위)와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