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보>(159~216)=양딩신은 결승에 앞서 상대 딩하오의 약점으로 초읽기에 몰리면 실수가 많다는 점을 꼽았다. 딩하오 자신도 “너무 이른 시점부터 초읽기에 쫓기지 않도록 신경 쓸 생각”이라고 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연 결과 딩하오는 일찌감치 우세를 잡아 주어진 3시간 중 24분이나 남긴 채 낙승했다. 반면 양딩신은 악전고투 속에 137수부터 초읽기에 돌입, 215수부터는 마지막 40초에 쫓겼다.

중앙 패싸움이 남았지만 대세는 판가름 난 상황. 인터넷, TV, 유튜브 해설자들도 패가 시작될 무렵부터 승부 종료를 선언하고 있다. 남은 감상 포인트는 우세한 쪽에서 바둑을 마무리하는 솜씨다. 양딩신이 장장 200수 넘게 끌고 가며 버티는 사이 딩하오는 패싸움에 적절히 대응하며 판을 정리하는 요령을 보여주었다. 바둑이 끝난 것은 216수 만이었다.

종국(終局) 이후의 수순을 예상한 것이 참고도다. 우상귀에서 빅이 나는 맛 때문에 흑 1은 생략할 수 없다. 3에 이어 패는 흑이 이기지만 사이즈가 너무 작다. 2, 4를 연타당해 중앙이 지워져선 반면(盤面) 승부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결론이다. (164 170 184 190 196 202 212…△, 167 181 187 193 199 205 215…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