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은 올해 바둑계 MVP를 29일 열리는 바둑대상(大賞) 시상식 때 발표한다. 사진은 후보에 오른 강동윤, 신진서, 최정(왼쪽부터) 9단. /한국기원

다사다난했던 2022년도 저물어 간다. 올 한 해 바둑계를 빛낸 최고의 별은 누구일까. 29일 리버사이드 호텔서 열리는 2022 바둑대상(大賞) 시상식 때 영광의 이름이 발표된다. 후보에 오른 기사는 강동윤(33), 신진서(22), 최정(26·이상 가나다순) 등 3명.

바둑 기자단 70%, 팬 투표 30% 비율이다. 기자단 투표는 1순위 8점, 2순위 4점, 3순위 3점의 점수를 합산한다. 물론 성적이 우선이지만 놀랄 만한 업적을 남긴 기사, 감동을 선사한 기사도 대상이다. 올해 후보들은 각자 색깔이 뚜렷해 전망이 쉽지 않다.

'경악’ 최정

10~11월 열린 삼성화재배에서 믿기 힘든 사태가 발생했다. 여자 기사가 사상 처음 국제 메이저 대회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것. 최정 9단은 일본의 사다와 이치리키를 꺾은 뒤 세계 챔프 출신 양딩신, 한국 2위 변상일을 연파하고 신진서와 세계 최초로 남녀 결승전을 펼쳤다.

결승서 제동이 걸렸지만 루이나이웨이가 보유했던 여성 최고기록(4강·2회 잉씨배)을 30년 만에 갈아치웠다. 최정은 바둑대상(大賞) 여자 기사상 7회 수상자. 남녀 벽을 허문 기세가 MVP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여자리그 다승왕 7연패(連覇), 109개월 연속 여자 1위 등, 그녀 앞에선 항상 놀랄 준비가 필요하다.

'감동’ 강동윤

강동윤의 2022년은 ‘상식 파괴’의 연속이었다. YK배 우승으로 무려 6년 만에 타이틀을 따더니 LG배에선 조한승 박정환 커제 등 맹장을 거푸 꺾으며 4강까지 진출했다. 예선 탈락 후 와일드카드로, 그것도 무려 서른세 살에 이룬 업적이어서 울림이 컸다.

연말에는 국제 단체전인 농심배에서 ‘4패 빅 무승부’, 심야 재대국, 기적적 반집 역전승 등 드라마 요소를 쓸어 담으면서 4연승했다. 세계 대회서 우승했던 2009년(후지쓰배), 2016년(LG배)을 뛰어넘는 활약이다. 연초 14위에서 4위로 도약한 랭킹이 올해 활약상을 증명한다. 첫 MVP 도전이다.

'철벽’ 신진서

기록만 보면 2022년 역시 이의 없는 ‘신진서의 해’였다. 국제 타이틀만 26회 LG배, 27회 삼성화재배와 마이너급인 국수산맥 등 3개다. 농심배 한국 2연패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다만 연말 LG배와 춘란배 벨트를 푼 것은 옥에 티였다.

국내 무대는 신진서 ‘전용 운동장’이다. 네 기전을 장악 중이다. GS칼텍스배에선 선수권전 5연패(連覇)의 새 신화까지 세웠다. 올해도 승률 부문 등 기록상 수상이 유력하다. 작년엔 기록 부문과 인기상 포함 네 부문을 휩쓸었었다. MVP는 2018, 2020, 2021년에 이어 네 번째 노크.

역대 최다 MVP 수상 기사는 이창호로 무려 11회나 정상에 섰다. 조훈현 이세돌(이상 8회) 박정환(5회)이 뒤를 이었다. MVP 외에 여자, 시니어, 기량 발전상 등 총 16부문 상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