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보>(22~31)=변상일과 김명훈은 같은 97년생이다. 중국 1인자로 군림 중인 커제, 일본 정상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치리키 료(一力遼)도 동갑이다. 둘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어온 라이벌 관계로도 유명하다. 입단을 앞두곤 한동안 이세돌 도장에 함께 몸 담으면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9월 발표된 한국 랭킹은 변상일이 3위, 김명훈이 8위.

▲로 늘자 백이 22로 끊어간 장면이다. 이 수로 23에 두어 흑 22 때 29로 뻗으면 좌상귀와 똑같은 정석이 되는데 싱겁다고 본 것. 난전을 즐기는 변상일의 기풍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흑도 25로 단수친 수로는 참고 1도 1로 늘어서 둘 수도 있지만 12까지 백의 외세가 너무 두터워진다고 보고 기각했다.

28로는 ‘가’에 눌러가는 수도 가능하다. 참고 2도 12까지는 이후 예상되는 그림 중 하나. 이 진행은 흑도 실리가 좋아 불만이 없다는 결론이다. 29로 젖힌 뒤 31로 끊은 수는 상용의 응수 타진. 백이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판의 골격을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라이벌 대결답게 초반부터 투지와 투지가 충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