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가 30일 US 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1회전에서 단카 코비니치(28·몬테네그로)를 세트 스코어 2대0(6-3 6-3)으로 이겼다. 경기 후 윌리엄스와 인터뷰를 나눈 유명 방송인 게일 킹이 “끝으로 우리가 준비한 깜짝 선물이 있다”고 말하자 관중들이 각자 자리에 있던 파란색, 흰색, 빨간색 종이를 일제히 들어올렸다. “사랑해요, 세리나(We ♡ Serena)”라는 문구가 만들어졌고, 이를 바라본 윌리엄스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번졌다.

올해 US 오픈은 ‘코트의 여왕’ 윌리엄스의 작별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US 오픈 6회 우승을 포함해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만 23차례 우승을 거머쥔 그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가능성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만약 그가 이날 졌다면 그가 코트에 설 마지막 단식 경기가 될 수도 있었다. ‘여왕’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이 경기를 보기 위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마이클 타이슨, 휴 잭맨 등 유명 인사들을 포함해 2만9400여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1회전이 아니라 결승전 같았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강한 서브로 에이스를 9개 기록하는 등 특유의 힘을 앞세워 코비니치를 손쉽게 제압했다. 경기장 안팎의 팬들은 윌리엄스가 점수를 올릴 때마다 큰 환호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코비니치는 “응원 소리 때문에 윌리엄스의 라켓에 공이 맞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라고 했다. 코비니치는 더블 폴트 8개 등 잦은 범실로 무너졌다.

윌리엄스는 경기 후 “이제 남은 경기는 보너스나 마찬가지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은퇴 의사를 확인하려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내가 애매하게 표현했다. 계속 그렇게 남고 싶다”고 했다.

윌리엄스는 9월 1일 2회전에서 세계 랭킹 2위 아넷 콘타베이트(26·에스토니아)를 상대한다. 콘타베이트는 1회전에서 재클린 크리스티안(루마니아)을 2대0(6-3 6-0)으로 가볍게 꺾었다. 콘타베이트는 “윌리엄스와 맞붙은 적이 없었는데 늦게라도 그 기회가 생겼다”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를 상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여자 단식 세계 124위 다리아 스니구르(우크라이나)는 1회전에서 세계 7위 시모나 할렙(루마니아)을 2대1(6-2 0-6 6-4)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남자 단식 세계 5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는 94위 대니얼 엘라히 갈란에게 1대3(0-6 1-6 6-3 5-7)으로 덜미를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