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보>(69~75)=강동윤은 2009년 제22회 후지쓰배 때 이창호를, 2016년 제20회 LG배 때는 박영훈을 각각 결승서 꺾고 우승했다. 제1회 월드마인드스포츠대회(2008년) 바둑 부문 개인전 우승 때도 결승 상대는 박정상이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금메달이 아니었으면 ‘선배 전문 킬러’ 우승자란 딱지가 붙을 뻔했다.

백이 △로 꼬부려 나간 장면. 봉쇄당할 수는 없으므로 69는 당연해 보였는데, 또다시 ‘AI 선생님’에게서 잔소리가 날아왔다. “참고 1도 1에 붙여야 했다. 백은 2, 4뿐이며 이하 10까지 필연이다. 선수를 뽑아 11~19로 좌상귀까지 지웠으면 백중세로 이제부터의 승부였을 것이다.” AI가 쏟아낸 잔소리는 사소취대(捨小就大), 기자쟁선(棄子爭先)으로 요약된다.

70까지 선수한 뒤 72가 매우 큰 자리. 일단 챙기고 좌변 백 2점의 타개에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흑은 73으로 최대한 넓게 그물을 던져 넣었다. 74는 뭔가 좀 어색한 행마. 참고 2도처럼 ‘솔직하게’ 탈출해야 했다. 하지만 흑 75가 이를 바로 응징하지 못하고 기회를 놓친 수. 75가 왜 문제였고 어떤 대안이 있었는지 다음 보에서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