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패럴림픽이 24일 개막, 9월 5일까지 이어진다. 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숙소동엔 ‘Hotter(더 뜨겁게), Sweeter(더 달콤하게), Cooler(더 멋지게), Winner(승자)!’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히트곡 ‘버터(Butter)’ 가사에서 ‘Butter’만 ‘Winner’로 바꾼 것이다. 국내 스포츠 팬들이 패럴림픽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포인트들을 소개한다.

/그래픽=김성규

◇독특한 장비, 휠체어도 각양각색

뇌성마비 장애인이 참가하는 보치아에서 직접 공을 던질 수 없을 만큼 중증인 선수들은 홈통을 사용한다. 이 종목은 흰 표적구에 공을 가깝게 붙여 득점하는 경기다. 선수들은 파트너에게 자신이 원하는 홈통의 방향과 각도, 높이를 알려준다. 세팅이 끝나면 도구를 이용해 홈통에 올려진 공을 밀어 굴린다. 파트너들은 경기 상황을 볼 수 없도록 코트를 등진 상태에서 선수의 지시만 따라야 한다.

종목별 휠체어도 각양각색이다. 농구는 포지션별로 디자인이 다르다. 센터용 휠체어는 골 밑에서 버틸 수 있도록 허리를 지지해주는 ‘버킷 시트’가 들어가고 등받이도 높다. 가드는 상대 수비를 피해 몸을 젖힌 상태에서 슛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아 휠체어 뒤쪽에 바퀴를 하나 더 달아 안정성을 높인다. 럭비용 휠체어는 강한 충격에 버틸 수 있게 티타늄으로 만든다. 육상 레이스용 휠체어는 알루미늄과 카본을 사용해 날렵하면서도 가볍게 제작한다. 가격은 1000만원대~3000만원대이다.

수영 시각장애 등급 경기를 할 땐 장대가 필요하다. 감독이나 코치는 선수가 언제 터치 패드에 도달하는지 알려주기 위해 끝부분에 부드러운 물체를 부착한 장대로 선수 머리나 어깨, 등을 건드려준다.

육상의 다리 절단 장애 선수들은 탄소 섬유로 만든 의족을 사용한다. ‘J’자 모양의 얇은 의족은 날을 닮아 ‘블레이드’라고도 불린다.

◇올림픽 종목과 다른 규칙도

패럴림픽 스포츠는 올림픽 종목과 거의 비슷하지만, 독특한 규칙들도 있다. 휠체어 테니스는 공이 ‘투 바운드’ 될 때까지 받아 넘기면 된다. 손으로 휠체어를 밀어 움직이는 속도가 발로 뛰는 것보다 느리기 때문이다.

배드민턴 휠체어 종목 단식은 코트의 반쪽만 사용한다. 이 역시 비장애인 선수들보다 움직임 폭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한 것이다.

비장애인과 2인 1조로 하는 경기도 있다. 육상 시각장애 등급에선 선수와 ‘가이드 러너’가 끈으로 손목을 묶은 상태에서 같이 뛴다. 다만 레이스 도중 0.5m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사이클 탠덤 종목도 파일럿(비장애인)이 시각장애 선수 앞에 앉아 방향을 잡아준다.

24일 오후 8시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개회식은 KBS 등 지상파 3사가 생중계한다. 이번 대회 총 편성 시간은 KBS가 26시간, MBC 15시간 50분, SBS는 10시간 10분이다. 방송 시간대는 오후 2시 30분~4시, 밤 12시 이후다. 한국은 개회식 때 참가 162국 중 81번째로 입장한다. 보치아에서 2012 런던 패럴림픽 금메달(개인), 2016 리우 대회 은메달(페어)을 딴 최예진(30·충남)과 경기 파트너인 어머니 문우영(59)씨가 기수를 맡는다. 개회식의 주제는 ‘우리에겐 날개가 있다(We have wings)’이다.

도쿄=송원형 기자·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