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왼쪽)와 브라질의 네이마르./AFP연합뉴스

카타르 월드컵 16강에서 한국과 일본을 각각 격파한 브라질과 크로아티아가 4강 길목에서 맞붙는다. 두 팀은 10일 0시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8강전을 치른다. 여섯 번째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통산 최다(5회) 우승국 브라질과 직전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을 달래려는 크로아티아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다.

객관적 전력은 브라질이 앞선다는 평가다. 현재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위인 데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3차전에서 카메룬에 0대1로 지기 전까지 A매치 18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렸을 만큼 막강한 전력을 구축했다. 카메룬전 패배도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줬다가 일격을 당한 것이다. 16강 한국전에서 터뜨린 4골을 포함해 이번 대회 4경기 7골을 몰아치고 있다.

어느 한 명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초호화 공격진을 자랑하지만, 역시 핵심은 네이마르(30·파리 생제르맹)다. 네이마르는 세르비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하고 2·3차전에 결장한 뒤 16강전에 선발로 복귀했다. 그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2·레알 마드리드)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페널티킥으로 팀의 두 번째 득점까지 올리며 기세를 올렸다.

네이마르 개인으로서도 8강전 승리가 절실하다. 그는 앞서 출전한 두 번의 월드컵에서 4강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다. 2014 대회 때는 팀이 4강에 올랐으나, 네이마르는 8강전에서 허리 부상을 입는 바람에 홈에서 독일에 1대7로 대패하는 ‘미네이랑의 비극’을 벤치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2018 러시아 대회에서는 8강에서 벨기에에 1대2로 무릎을 꿇었다. 또, 세계 최고 공격수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아직 발롱도르(세계 최고 선수에게 주는 상)를 한 번도 받지 못해 이를 위해서도 월드컵 우승이 필요하다.

크로아티아는 아르헨티나와 벨기에를 격파했던 지난 대회의 막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캐나다에 4대1 승리를 거뒀을 뿐 모로코, 벨기에와는 득점 없이 비겼다. 일본을 상대한 16강전에서도 1대1로 비긴 뒤 승부차기로 겨우 이겼다. 연장 혈투를 벌여 체력적 부담도 크다.

크로아티아 역시 믿을 구석은 ‘스타’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다. 모드리치는 37세 나이에도 공수를 활발히 오가며 크로아티아의 허리를 책임지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 4경기에서 평균 10㎞ 이상을 뛰었고, 87%의 패스 성공률을 올렸다. 압박과 가로채기도 총 157회, 9회씩을 기록하며 수비에서도 활약했다. 브라질전에서도 모드리치가 상대의 공격을 끊어낸 뒤 정교한 패스로 전방에 찔러주는 그림을 기대해볼 만하다.

모드리치도 월드컵 우승이 절실하다.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2018년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 등을 받으며 축구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영예는 거의 다 누렸으나, 하나 부족한 게 월드컵 트로피다.

이 대결의 승자는 같은 날 4시에 펼쳐지는 네덜란드-아르헨티나전의 승자와 4강에서 맞붙는다. 모드리치와 마찬가지로 마지막으로 출전하는 월드컵에서 우승을 노리는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와 현역 최고 수비수라고 불리는 버질 판데이크(31·리버풀)가 ‘창과 방패’의 대결을 펼친다.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발목을 잡혔으나, 이후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있다. 월드컵 준우승만 3번 경험한 네덜란드가 첫 우승을 하기 위해선 아르헨티나와 메시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