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이 28일 오후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와 경기를 펼쳤다. 후반 조규성이 동점골을 넣었다./스포츠 조선

가나전에서 두 골을 터뜨린 조규성(24·전북)이 불과 며칠 만에 세계적인 ‘축구 아이돌’로 떠올랐다. 수려한 외모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데 이어, 뛰어난 기량을 뽐내며 해외 무대 이적 가능성을 높였다.

조규성은 28일 가나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0-2로 뒤지던 후반 머리로 두 골을 뽑으며 한국에 희망을 안겼다. 한국 선수가 월드컵 무대에서 한 경기 두 골을 뽑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또 조규성은 월드컵에서 헤더로 멀티골을 넣은 첫 아시아 선수가 됐다. 한국·아시아 축구의 새 역사를 쓴 조규성은 통한의 2대3 패배 후 “별거 없는 선수인데 월드컵 무대에서 골을 넣은 게 믿기지 않는다”며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해외에서도 조규성의 활약에 주목했다. BBC는 경기 후 “3분 동안 놀라운 헤더 골을 두 차례 터뜨렸다”며 조규성에게 7.86점의 높은 평점을 매겼다. 한 영국 스카이스포츠 기자가 2차전이 끝난 다음 “조규성은 유럽 구단의 시선을 당장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규성의 해외 진출은 단순한 희망 사항에 그치진 않는 것으로 보인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이영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29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우루과이전이 끝나고 유럽의 아주 괜찮은 구단 테크니컬 디렉터(기술 이사)가 조규성의 스카우트와 관련해 연락이 왔었다”며 “이제 두 골을 넣었으니 유럽 팀들이 더 관심을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구단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기술 이사는) 전에 도르트문트(독일)에서 같이 뛰었던 친구다. 조규성의 성격 등에 대해 물었다”고 밝혔다.

그는 병역 문제도 해결해 해외 진출은 더욱 수월하다. 조규성은 작년 국군체육부대 축구팀 김천 상무에 합류했고, 지난 9월 전역했다. 축구 이적 시장 통계를 다루는 독일의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김천 상무 시절 조규성의 추정 몸값은 60만유로(약 8억2460만원)였고, 현재는 140만유로(약 19억2410만원)다. 월드컵 활약이 반영되면 그의 가치는 더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조규성은 이제 ‘실력도 좋은데 외모까지 완벽한 선수’로 불린다. 그는 189cm의 장신에 잘생긴 얼굴로 월드컵 개막 후 팬들의 인기를 끌었다. 조규성의 SNS 팔로어 수는 월드컵 전 약 2만명이었다가, 우루과이전 종료 직후 26만명으로 늘었다. 게시글은 5개에 불과한데도 팔로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더니 29일 기준 140만명을 넘겼다. 지난 7월에 올린 사진에 ‘좋아요’는 53만여 건이다. 전 세계 여성 팬들의 관심이 특히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조규성은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다. 유명해져도 나는 같은 사람”이라고 차분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