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A 스포츠공정위원회는 19일 비공개회의를 갖고 '골프 규칙 위반 사항 사후 신고자(윤이나)에 대한 징계 심의' 결과 윤이나에게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윤이나의 경기 모습. /KLPGA

지난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오구 플레이(자신의 공이 아닌 다른 공으로 경기)’를 하고 뒤늦게 신고한 윤이나(19)가 앞으로 3년 동안 한국여자오픈 등 대한골프협회(KGA)가 주최·주관하는 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KGA 스포츠공정위원회는 19일 비공개회의를 갖고 ‘골프 규칙 위반 사항 사후 신고자(윤이나)에 대한 징계 심의’ 결과 윤이나에게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프로 선수인 윤이나에 대한 실질적인 징계는 곧 열릴 예정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상벌분과위원회 결정에 따라 이뤄진다. KLPGA가 KGA의 결정에 상응하는 3년 자격 정지 등 중징계를 내릴 가능성도 있어 300야드 장타를 앞세워 데뷔 첫해 우승과 함께 깜짝 인기를 누렸던 윤이나는 선수 생명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법조계와 골프계 등 각 분야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KGA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윤이나 선수가 골프 규칙에 어긋나는 사실을 인지하였음에도 계속하여 다음 날까지 출전하여 대회 질서를 문란케 한 점 ▲국가대표 출신으로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함에도 골프 규칙 위반을 숨기다 상당 기간 경과 후 자진 신고함으로써 골프의 근간인 신뢰를 훼손하여 사회적 물의를 빚은 점을 징계 사유로 들었다.

지난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오구 플레이'를 하고 이를 뒤늦게 신고한 윤이나(19)가 19일 대한골프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 결정 이후 윤이나는“처분을 겸허히 수용하겠다. 충분한 반성과 자숙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윤이나가 지난달 강원 평창군 버치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모나파크 오픈 1라운드에서 모자를 만지며 인사하는 모습. /KLPGA

윤이나는 지난 6월 16일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5번홀(파4)에서 티샷이 오른쪽으로 빗나가 러프에 빠졌는데 공을 찾지 못하자 자신의 공이 아닌 다른 공으로 경기 진행했다. 15번홀 그린에서는 자신의 공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했다고 했으나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당시 윤이나의 캐디를 비롯해 코치, 부모가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이나는 지난달 15일 이를 KGA에 자진 신고했다. 관련 사실이 KLPGA 선수들과 선수 가족, 캐디 사이에 퍼지면서 더 이상 쉬쉬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위원회에도 참석했던 윤이나는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스포츠공정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고 처분을 겸허히 수용하겠다. 미숙한 행동으로 동료와 선후배 선수분들께 피해를 주고 한국여자골프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팬분께 큰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 앞으로 충분한 반성과 자숙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윤이나는 징계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대한체육회 공정위원회로 재심 신청을 할 수 있다. KLPGA는 “KGA의 진상 조사와 결정을 참조해 조속히 상벌분과위원회를 열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KLPGA 상벌분과위원회도 법조계와 골프계 인사로 구성돼 있다. 만약 윤이나가 3년 이상 자격 정지를 받을 경우 정회원 자격은 물론이고 올해 우승으로 2024년까지 확보한 투어 시드도 잃게 된다.

일각에선 이런 점 때문에 그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징계 기간 아시안 투어 Q스쿨에 응시했던 김비오처럼 해외 무대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이나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등 해외로 진출할 경우 이에 대한 제약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골퍼의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에 대해 영구 제명까지 내리는 등 훨씬 더 엄격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