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한 벤투호가 레바논과 벌인 아시아 2차 예선 최종전에서 손흥민의 역전골로 ‘진땀’ 승리를 거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39위)은 13일 레바논(93위)과 벌인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마지막 경기(고양종합운동장)에서 2대1로 이겼다. 대표팀은 5승1무, 승점 16을 확보해 2위 레바논(승점10·3승1무2패)과의 격차를 승점 6차이로 벌리며 조 1위를 유지했다.
대표팀은 레바논전에 1992년생 동갑내기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보르도)를 최전방 투톱으로 내세웠다. 2선에는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송민규(포항), 권창훈(수원)이 자리 잡았고, 그 밑에 정우영(알 사드)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수비는 홍철(울산)과 박지수(수원FC), 김영권(감바 오사카), 김문환(LA FC)이 맡았다. 지난 5일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수비수 김민재(베이징 궈안)는 지난 9일 스리랑카전에서 경고를 받으면서 경고 누적으로 레바논전에 뛸 수 없어 소속팀으로 먼저 복귀했다.
대표팀은 경기 시작과 함께 레바논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송민규는 전반 10분 상대 페널티박스 왼쪽 부근에서 수비수 세 명을 벗겨 내며 날카로운 돌파를 보여줬고,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슛을 날리며 공격을 주도했다.
하지만 실수 하나가 선제 실점으로 이어졌다. 김문환이 전반 12분 대표팀 진영 오른쪽에서 공을 몰고 나가는 상황에서 공을 빼앗겼고, 이후 수비 과정에서도 공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면서,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레바논의 하산 사드가 공을 잡았다. 사드가 날린 왼발 터닝 슈팅이 골망을 가르면서 대표팀은 먼저 점수를 내줬다. 대표팀이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6경기 만에 내준 첫 실점. 대표팀은 이 경기 전까지 아시아 2차 예선 참가팀 중 유일하게 무실점을 기록 중이었다. 김민재의 부재가 아쉬웠다. 사드는 작년 K리그2(2부) 안산에서 공격수로 뛰었다. 11경기에 출전했지만 득점은 없었다.
대표팀은 이후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레바논의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전반 18분 이재성이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 25분 손흥민이 날린 슈팅이 골라인을 넘어가려는 순간 레바논 수비수가 몸을 날려 오버헤드킥으로 걷어내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이후 레바논은 선수 대부분을 수비 진영으로 내려 육탄 방어로 슈팅을 막았다.
전반을 0-1로 뒤진 채 끝낸 대표팀은 후반 시작과 함께 남태희(알 사드)를 투입해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후반 4분 황의조가 상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박지수가 위협적인 헤딩슛을 날렸지만 상대 수비수에 다시 막혔다. 후반 5분 손흥민이 다시 한번 오른쪽에서 코너킥을 올렸고, 송민규의 헤딩슛이 상대 수비 맞고 골망을 갈랐다. 송민규는 A매치(국가대항전) 3경기 출전 만에 데뷔골을 맛보는 듯했지만 최종적으로 레바논 자책골로 기록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대표팀은 동점골을 넣은 후 평소 흐름을 되찾았다. 역전골은 ‘캡틴’ 손흥민의 발에서 나왔다. 손흥민은 후반 20분 역습 과정에서 특유의 스피드를 앞세운 드리블로 30m 정도 치고 들어온 후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남태희에게 연결했다. 남태희가 수비를 제치는 과정에서 핸드볼 파울이 나오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오른발로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침착하게 차 넣으면서 2대1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경기장을 찾은 4061명의 팬을 향해 ‘카메라 세리머니’를 하며 웃었다. 대표팀은 2-1로 앞선 이후에도 레바논을 계속 밀어붙였지만 추가골을 넣은 데는 실패했다.
아시아 최종 예선은 12개 국이 2개 조로 나뉘어 오는 9월부터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