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아셈 마레이가 KT와의 4강 PO 1차전에서 리바운드를 잡은 뒤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뉴시스

창원 LG의 아셈 마레이(이집트)는 지난 시즌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 뛰지 못했다. 정규리그 막판 종아리를 다쳤기 때문이다. 2위로 4강 플레이오프(PO)에 직행했던 LG는 서울 SK(3위)에 3패를 당하면서 허무하게 탈락했다.

LG는 이번 시즌에도 정규리그 2위를 했다. 마레이가 건강하다는 점이 달랐다. 팀 전력의 핵심인 마레이는 16일 열린 4강 PO 홈 1차전에서 수원 KT를 맞아 17점을 올렸다. 슛 성공률 70%라는 효율적인 공격을 했다. 리바운드는 21개를 잡았다. 팀 전체 리바운드(44개)의 절반 가까이를 혼자 책임졌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가 11개였다는 점이 돋보였다. 정규리그 리바운드 1위(평균 14.4개)다웠다. 마레이는 어시스트 4개, 가로채기 5개 등으로 전천후 활약을 하며 LG의 78대70 승리를 이끌었다.

LG는 4강 PO를 앞두고 악재를 만났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후안 텔로가 손가락을 다쳐 팀을 떠난 것이다. 텔로는 작년 12월 단테 커닝햄(허리 부상)의 대체 선수로 LG 유니폼을 입고 34경기 평균 7.2점(6.0리바운드)을 올렸다. LG가 급하게 다시 부른 커닝햄은 이날 11분을 뛰며 3점(3리바운드)을 올렸다. 그 동안 제대로 훈련을 못해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았으나 마레이에게 충분한 휴식 시간을 벌어줬다. 가드 이재도는 3점슛 3개를 꽂는 등 양팀 최다인 21점(5어시스트)을 넣었다.

LG는 2쿼터 초반 18-30까지 뒤지다 반격에 나섰고, 전반 종료 1분 전부터 연거푸 터진 이관희와 이재도의 3점슛을 앞세워 42-38로 역전했다. 이후 한 차례도 리드를 허용하지 않았다. 4쿼터 3분여를 남기곤 77-59까지 달아났다.

(창원=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16일 오후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와 수원 KT 소닉붐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LG 양준석이 드리블하고 있다.

지난 시즌 부임한 조상현 LG 감독은 ‘봄 농구’ 4경기 만에 승리를 맛봤다. 조 감독은 “내게 플레이오프 첫 승을 안겨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수비로 이긴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정규리그 평균 실점(76.9점)이 10팀 중 가장 적었다.

KT는 LG의 끈끈한 수비에 고전했다. 정규리그 득점 1위 패리스 배스(19점 14리바운드)의 슛 성공률 35%는 울산 현대모비스와 벌인 6강 PO 때의 47%보다 떨어졌다. 무리하게 공격하다 범실을 7개나 저질렀다. 허훈은 3점슛 7개를 시도해 모두 실패하는 등 2점(2어시스트)에 묶였다. 하윤기(2점 2리바운드)도 부진했다. KT의 3점슛 성공률은 19%(31개 중 6개 성공)였다. 5전3선승제의 2차전은 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