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의 홈구장 전주실내체육관. /KBL

프로농구 KCC가 전주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바꾼다.

한국농구연맹(KBL)은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KCC가 최근 전주시가 체육관 건립 약속을 7년째 지키지 않았다며, 홀대와 신뢰 문제 등을 들어 연고지 이전 검토를 밝혀왔다”며 “KCC의 연고지를 전주에서 부산으로 옮기는 것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KCC는 2001년 현대 걸리버스 프로농구단을 인수해 전주에서 지금까지 함께했다. 22년 만에 전주를 떠나게 됐다.

8년 전인 2015년, KCC는 수원으로 연고지 이전을 계획하고 있었다. 1973년 건립된 전주체육관이 너무 오래됐었던 탓이다. 그때 전주시는 2023년 12월까지 새 체육관을 지어 주겠다고 약속하면서 KCC를 전주에 머물게 했다. 하지만 지난 7월 KCC는 전주시로부터 신축 체육관 부지에 프로야구 2군 경기장이 만들어진다고 통보 받았다. 전주체육관 부지 소유권을 가진 전북대도 2025년까지 체육관을 비워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서운하고 갈 곳 없어진 KCC가 부산으로 향하는 것이다.

KCC는 부산의 세번째 농구 팀이다. 1997년 기아 엔터프라이즈가 부산에서 창단해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2001년 현대모비스에 인수되면서 울산으로 연고지를 바꿨다. 부산시의 미비한 지원 탓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2003-2004시즌 KTF 매직윙스(현 KT 소닉붐)가 부산에 둥지를 틀면서 다시 프로농구팀이 생겼고, 2020-2021시즌까지 18년 동안 부산에서 홈 경기를 치렀다. 그런데 그 다음 시즌엔 KT가 급작스레 수원으로 연고지를 바꿨다. 역시 부산시가 구단과의 면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게 이유였다.

부산은 ‘야구의 도시’로 유명하다. 롯데 자이언츠의 아성을 넘볼 수 있는 종목이 그동안 없었다. KBL 최고 인기 팀 KCC가 부산에서 새 시즌을 맞게 됐다. KCC엔 허웅, 이승현, 최준용 등 KBL 최고의 스타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