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해, 조형래 기자] 과거 선수로서, 그리고 지도자로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배와 12년 만에 재회를 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3회의 우승의 명장 김태형(56) 감독과 의기투합하기 위해 돌고 돌아 부산에 왔다.

김민호(54) 코치는 지난달 30일부터 롯데 수비 코치로 부름을 받고 김해 상동구장에서 롯데 마무리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2021년부터 LG 트윈스의 수비 및 작전 코치를 담당했다. 올 시즌 중반에는 2군으로 이동해서 시즌을 마무리 지었다. 이후 롯데에 김태형 감독이 부임했고 김 감독의 요청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태형 감독과는 과거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었다. 인연이 깊다. 모두 ‘베어스맨’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 짓고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다. 김태형 감독이 2012년 SK(현 SSG) 배터리 코치로 옮기면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김태형 감독이 2015년 두산 감독으로 부임할 때에는 LG에 몸담고 있었다. 이후 김 코치는 두산에서 LG, KIA, 그리고 다시 LG를 거쳐 롯데에서 재회하게 됐다. 12년 만이다.

3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김민호 코치는 “김태형 감독님에게 축하 드린다고 연락을 드리려고 했다. 그 순간 감독님과 통했는지, 감독님에게 연락이 왔다. 반가웠다”라면서 “감독님과 선수 생활도 10년 가까이 하고 코치 생활도 김경문 감독님 계실 때 같ㅇ니 했다. 이후 10년 넘게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게 됐다. 강단 있으신 분인거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제 힘 닿는 데까지 많이 도와드리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여러 구단을 거치면서 수비 조련사로 정평이 나 있었다. 이 과정을 재밌고 또 흥미롭게, 그리고 에너지 넘치게 선수들에게 설명하고 지도자다. 상동구장은 벌써 김민호 코치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고 있었다. 선수들도 김 코치의 데시벨을 따라서 높아졌다.

김태형 감독은 롯데의 수비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팀이 단단하지 않은 이유,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서지 못하는 이유로 수비를 진단했다. 올해 롯데는 103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최소 실책 공동 3위다. 하지만 실제로 롯데는 수비 범위가 좁았고 보이지 않고 기록되지 않은 실책들도 많았다. 디테일과 세밀함이 떨어졌다. 수비 효율(DER, Defensive Efficiency Ratio)은 .666으로 리그 꼴찌였다.

김태형 감독이 김민호 코치를 부른 이유다. 김민호 코치는 롯데를 지켜본 느낌은 어땠을까. 김민호 코치는 한 마디로 뼈를 때렸다. 그는 “보면 허술했다는 느낌이었다”라고 요약했다.

하지만 4일 차, 김민호 코는 선수들의 눈빛과 목소리가 달라졌는 것을 느꼈다., 그는 “선수들이 많이 따라와주고 있다. 파이팅이 넘치고 선수들 분위기도 살아나는 것 같다. 내가 선수들에게 에너지를 많이 주고 싶다. 에너지가 많이 생긴 것 같다”라면서 “사실 선수들을 뭉치게 하고 조직력 있게끔 만들어주려고 했다. 시간이 걸릴 줄 알았다. 그런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줘서 이 작업이 빨리 된 것 같다”라고 흐뭇해 했다.

사실 모든 수비 코치들이 롯데에 강조했던 것은 기본이었다. 그래도 김 코치는 기본을 강조했다. 그는 “기본을 잘했을 때, 기본이 장착된다면 우리 팀도 수비 잘하는 팀이라고 인정받을 것 같다. 아웃 시킬 수 있는 것을 아웃시키면 나이스 플레이다. 하지만 그것을 처리 못하면 허술한 팀이 되는 것이고 약한 팀이 되는 것이다”라면서 “이것을 못하면 결국 허술한 팀이 되는 것이다. 그동안 롯데는 그것을 못했다. 선수들에게 지루하지 않게끔 선수들에게 알려주고 주입시키려고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민호 코치를 비롯해서 롯데는 코칭스태프가 대거 개편됐다. 벤치 코치인 김광수 코치, 타격 김주찬 코치, 주루 작전 고영민 코치 등은 모두 과거 두산, KIA 등에서 선수 혹은 코치로서 한솥밥을 먹었다. 수석 김민재 코치도 1990년대 초중반 리그에서 유격수 동반자로 활약한 바 있다.

그는 “김광수 벤치 코치님에게 제가 많이 배웠고 고영민 코치도 저한테 많이 배웠고 제가 또 배우기도 했다. 김주찬 코치도 마찬가지다”라며 “이제 눈빛만 봐도 무엇을 알려주시고 더 가르치려고 하시는지 알고 있다. 김민재 수석코치도 90년대 같은 세대에서 유격수를 봤기 때문에 너무 잘 알고 있다”라며 새로운 코칭스태프의 케미는 문제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민재 코치의 고향은 부산이다. 김민재 코치는 부산과의 인연에 대해 “사실 고향이 부산이다. 부산에서 태어나서 삼촌 분들 다 부산에 계신다. 할머니는 돌아가셨지만 여기서 어린 시절 놀다가 경주에서 학교를 다녔고 대구를 갔다. 그리고 서울, 광주, 다시 서울을 거쳐 부산까지 돌아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언젠가 롯데에서 한 번 해보고 싶은 생각은 마음 속에 있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다. 부산 팬들 열정적이시지 않나”라면서 “나도 여기서 성적도 잘 내고 오래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했다. 그는 “걱정하지 마십쇼, 한 번 해봐야 한다. 선수들이 충분히 능력을 갖고 있다. 메시지를 줬을 때 더 나아지고 집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내가 생각했던 기준에 조금 더 빨리 다가와줬다”라며 “한 번 지켜봐달라. 안되면 말고 하는 무책임한 말은 하지 않겠다. 분명히 해낼 것이다”라면서 롯데 수비 개혁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