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 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콤플렉스 운동장에 물이 고여 있다. 투수들이 아랑곳하지 않고 훈련하고 있지만 대표팀은 이날 예정됐던 LG와의 연습 경기를 비 때문에 치르지 못했다. /연합뉴스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출전을 앞둔 한국 야구 대표팀이 이상기온으로 훈련에 애를 먹은 데 이어 비행기 문제로 귀국이 늦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28일 KBO(한국야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애리조나 투손 전지훈련을 마친 대표팀은 3개 조로 나뉘어 미국 국내선을 타고 LA(로스앤젤레스)로 이동한 뒤 인천행 비행기에 탈 예정이었다. 그런데 투손에서 LA로 향하는 비행기 3편 중 하나가 기체 결함이 발견돼 이륙하지 못했다. 이 비행기에는 이강철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강백호, 고우석, 김광현, 김현수, 이정후, 정우영, 최정 등 대표팀 투타 주축 선수들이 여럿 탑승해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린 이강철 감독 일행은 공항에서 저녁을 해결했고,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인근 도시에서 훈련 중이던 LG 구단으로부터 제공받은 버스를 타고 800㎞ 이상 떨어진 LA까지 8시간 걸려 이동했다. 현지 시각으로 28일 새벽 LA 공항에 도착한 이들은 모처에서 휴식을 취한 뒤 28일 아침(한국 시각 1일 새벽) 인천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대표팀은 당초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휴식을 취할 예정이었으나 뒤늦게 출발한 선수들은 예정보다 12시간 늦은 오후 5시 반쯤에야 귀국할 예정이다.

대표팀은 전지훈련 동안에는 이상기후에 시달렸다. 사막 한가운데 있는 도시인 투손은 평소 겨울에도 따뜻해 야구단의 전지훈련지로 쓰이는데, 올 2월엔 눈이 내리고 비바람이 몰아쳤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진 적도 있었다. 이 때문에 예정됐던 연습경기가 뒤로 미뤄지거나 취소되기도 했다.

추운 날씨 때문에 특히 투수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팀 훈련장인 키노스포츠콤플렉스엔 실내 불펜이 따로 없어 투수들이 날씨가 좋은 날 벼락치기로 투구 훈련을 해야 했다. 이강철 감독은 연습 경기 때 대표팀 투수를 상대팀 마운드에 올려 투구 이닝을 늘렸고, 일부 투수들은 출국 당일에도 공을 던졌다. 대표팀은 2일 고척에서 훈련한 뒤 3일 SSG와 연습 경기를 치르고 4일 일본 오사카로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