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KT는 예비역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달 21일 상무야구단에서 전역한 우완 투수 김민(23)이 불펜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지난달 23일 1군 등록 후 4경기에서 6.2이닝을 던지며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치며 지친 KT 불펜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달 29일 잠실 LG전에서 2.2이닝 4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홀드를 챙겼고, 4일 수원 삼성전도 2이닝 무실점으로 기세를 이어갔다. 최고 155km 강속구에 제구가 몰라보게 안정되면서 잠재력이 터지기 시작?��?. 이강철 KT 감독도 "구세주가 등장했다. 입대 전보다 멘탈, 컨트롤 모두 좋아졌다. 자신만의 훈련 루틴이 생겼다"며 김민의 활약에 반색했다.

KT에 0.5경기 뒤진 4위 키움도 기다리던 예비역 선수가 있었다. 좌타 외야수 임병욱(27)이었다. 지난 2014년 1차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임병욱은 2020년까지 1군 6시즌 428경기에서 타율 2할6푼1리 302안타 23홈런 141타점 OPS .712를 기록했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잠재력을 폭발하진 못했지만 몰아치기에 능하고, 큰 경기도 잘했던 선수라 즉시 전력으로 기대 모았다.

올해 2군 퓨처스리그에서도 41경기 타율 3할4리(138타수 42안타) 6홈런 32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역을 앞두고 훈련 중 왼손 중지를 다쳤고,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지난달 30일 군보류에서 해제돼 소속선수로 추가 등록됐지만 이미 수술을 받고 고양에서 재활 훈련 중이라 시즌 내 복귀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임병욱의 수술과 공백이 아쉬운 건 키움의 방망이가 시원치 않기 때문이다. 올 시즌 팀 타율 9위(.252), 홈런 9위(93개), OPS 8위(.696)로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특히 1~2번 테이블세터가 가장 큰 문제. 올해 1번 타순 타율이 유일한 1할대(.192)로 출루율(.316)도 가장 낮다. 2번 타순에서도 타율 9위(.250), 출루율 10위(.318)로 리그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맹활약한 이용규(.199)와 함께 이적생 김준완(.192)이 1할대 타율로 부진하다.

지난 6일 대전 한화전에선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139일 만에 2번 타순에 전진 배치됐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1년 내내 우리는 똑같은 타순이 없었다. 상대 전적과 그날 상황을 고려해 구성하고 있다"며 "테이블세터는 우리가 1년 동안 안고 있는 아킬레스건이다. 중심타선까지 가는 연결고리가 올해는 굉장히 약했다"고 인정했다.

의미없는 가정이지만 임병욱이 건강했더라면 테이블세터 고민도 어느 정도 해소됐을 것이다. 그러나 한 시즌 내내 이어진 테이블세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밀릴 위기에 처했다. 키움이 8일 잠실 두산전 마지막 경기를 이겨도 KT가 남은 4경기에서 3승을 거두면 3위를 확정한다. 키움이 두산에 패하면 KT가 2승만 해도 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