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의 신고리 원전 1, 2호기 전경. 한수원은 효율성을 높여 2025년까지 원전 이용률을 약 10%포인트 올릴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국내 유일의 원자력발전소 운영 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은 1978년 원전 운영을 시작한 뒤 최초로 호기당 원전 정지 건수 0.08건(지난해 기준)을 달성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 불시 정지가 전 세계 최저 수준을 달성했다”며 “이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원전 운영 능력을 전 세계에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이 같은 성과 뒤에 ‘예방 중심 안전 관리’가 있다고 분석한다. 한수원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동예측진단 모델’을 통해 국내 가동 원전 주요 설비 1만2000여 대의 상태를 24시간 감시한다. 실시간으로 핵심 설비들의 이상 징후를 지켜보는 것이다. 한수원 중앙연구원에 구축된 통합예측진단센터에서는 설비 상태를 살피고,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즉시 발전소에 통보하고 있다.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발전소도 살피는 시스템을 마련해 동일·유사 사례의 재발생 사례가 2022년부터 2년 연속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한수원 관계자는 “지난해 자동예측 진단 기술을 활용해 총 14건의 고장을 예방해 약 14억원에 달하는 비용 절감 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연재해 감시 시스템(NGAD)도 운영하고 있다. 지진, 태풍, 산불과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터빈 출력 제한 등 원전 운영과 관련한 의사 결정에 필요한 정보들을 빅데이터에 기반해 자동으로 계산,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자연재해로 인한 원전 정지는 2021년 4건, 2022년 1건, 지난해에는 0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원전 이용률은 81.8%로, 최근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원전 발전량으로는 역대 최대인 18만436GWh(기가 와트시)에 달했다. 국내 총 전력생산량의 3분의 1에 달하는 양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전력 구매 금액으로 따지면 전체 10분의 1 정도로 안정적인 원전 운영이 전기요금을 낮게 유지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원전 정비를 체계화하는 동시에 정비 공정을 표준화하는 등 효율성을 높여 2025년까지 원전 이용률을 약 10%포인트 올릴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저렴하면서도 깨끗한 원자력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잘 운영해 국민 경제와 국가 탄소 중립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점에 어깨가 무겁다”며 “철저한 예방 정비와 설비 감시 활동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게 원전을 운영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