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국산 가스 터빈이 설치돼 올 하반기 준공 예정인 김포열병합발전소 전경. /한국서부발전 제공

발전용 국산 가스터빈이 처음으로 상업운전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가스터빈 개발에 나선 지 10년 만의 결실이다.

최초로 제작된 ‘한국형 가스터빈’은 지난해 4월 한국서부발전의 김포 열병합발전소에 설치돼 지난 7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가스터빈을 통해 생산된 전기와 열은 각각 인근 50만 가구와 8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다. 김포시 양촌읍에 위치한 김포 열병합발전소는 서쪽으로는 멀리 영종도를 마주 보고, 북쪽 강화군, 남쪽 청라, 동쪽 검단에 둘러싸여 있다. 따라서 이 가스터빈은 인천 검단과 김포 지역 신도시의 늘어나는 전력과 열원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김포 열병합발전소에 설치된 가스터빈은 270MW(메가와트)급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제작했다. 가스터빈은 섭씨 1500도가 넘는 고온과 고압을 견뎌야 하고, 부품들 간의 정교한 설계는 물론 분당 수천 번 회전하는 터빈 날개의 진동 제어 등을 해결해야 해 ‘기계공학의 꽃’이라 불린다. 그간 국내에 설치된 가스터빈은 이 같은 어려움으로 전량 해외에서 수입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상업운전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발전용 가스터빈 기술을 자체 보유한 국가가 됐다.

서부발전은 한국형 가스터빈 개발에 이바지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창원공장에서 이뤄진 제작 공정 당시 터빈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기본 수량 외에 3000여 개의 계측기를 추가로 설치했고 정격출력 상황에서의 운전 데이터를 미리 확보해 터빈의 완성도를 높였다. 또 시험 운전 기간 자재 특성에 맞는 유지·관리 기술을 축적해 한국형 가스터빈 운전·정비 절차서를 만들었다. 정비 기술 국산화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였다.

서부발전은 앞으로 ‘한국형 가스터빈’을 포함한 발전소의 추가 건설과 해외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K발전소’의 성공으로 그동안 외국의 기술 종속으로부터 벗어나 관련 산업의 생태계를 육성하고 해외 수출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차세대 가스터빈 개발과 실증도 이어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