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도지사

전남 여수·광양항은 국내 수출입 물동량 1위 항만이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 단지(여수국가산단)와 철강 업체들이 입주한 광양국가산단 등의 물동량을 책임지며 동북아 물류 거점 항만으로 성장했다. 김영록(68·사진) 전남지사는 28일 본지 인터뷰에서 “여수·광양항은 물론 목포항 등 전남의 항만은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책임질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며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구조상 바다와 항만에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수항은 올해로 개항 100주년을 맞았다. 국내 대표적인 해양관광 중심항이다. 1986년 개항한 광양항은 대한민국 수출입 관문이 됐다. 연간 물동량은 3억t이 넘었다. 국내 2위, 세계 11위 규모다. 120 년 역사를 자랑하는 목포항은 해양관광은 물론 자동차·조선기자재·해상풍력 등 서남권 핵심 산업을 돕는 지원 항만으로 자리매김했다. 50년 전 세계를 연결한 건 ‘인터넷’이 아니라 ‘박스(컨네이너)’였다. 사소한 컨테이너가 세계 경제사를 바꿔놓은 것이다. 김 지사는 “다양한 모양과 무게의 화물이 컨테이너로 표준화하면서 운송 시간과 비용이 대폭 줄어들어 무역이 활성화한 것”이라며 “항만을 활용한 해상운송이 전 세계 물류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지구촌 세계화를 이끌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은 컨테이너로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 전남 발전의 경우에도 컨테이너를 싣고 내릴 광양항, 목포항, 여수항 등 15개 항만(무역항 4·연안항 11)이 큰 역할을 했다. 전문가들은 “항만이 멈추면 세계 경제가 멈춘다”고 한다. 실제 2021년 수에즈 운하에 ‘에버 기븐호’가 1주일간 좌초되면서 세계 물류 12%가 정지되고 유가가 급등했다.

전남도는 오는 7월 전남 순천에서 동부권통합청사(동부 2청사)를 개청할 예정이다. 순천시는 전남 산업의 중심인 여수·광양시와 인접한 도시다. 정주 여건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순천을 비롯한 여수와 광양 등 전남 동부권은 전남의 산업단지 생산액의 70%를 책임지고 있다. 김 지사는 “전남 산업의 ‘심장’으로 성장한 여수·광양항에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수소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수소 배관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항만과 산단을 연결하는 도로 개설 등 교통 인프라도 대폭 확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항만은 관광 기능도 한다. 김 지사는 “전남의 여러 섬과 수려한 바다, 갯벌과 해안, 항구 등 다양한 해양관광 자원은 유럽 지중해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며 “코로나 이후 재개된 크루즈(호화·대형 여객선) 관광 활성화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전남 방문의 해’이다. 전남도는 해외 관광객을 대거 유치해 남해안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전남도는 최근 부산시, 경남도와 함께 ‘남해안 글로벌 해양관광벨트’ 업무협약을 했다. 전남도는 이 자리에서 울산, 제주까지 한데 묶어 세계적인 해양관광벨트를 만드는 ‘광역 관광개발’ 청사진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