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문화유적지와 유산이 많은 역사 깊은 곳이지만, 그로 인해 좁은 도로와 밀집된 거주지로 서울에서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손꼽혔던 성북구. 2005년 서울지역 최대 뉴타운 대상지로 꼽혔던 장위동뉴타운 사업 중 여러 구역이 대거 취소되면서 ‘반쪽짜리 뉴타운’에 그쳤다. 이 성북구에 다시 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상공에서 바라본 성북구 장위뉴타운 일대. 재개발이 완료돼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 장위3동과 당초 재개발을 추진하다가 실패해 노후 주거지로 남아있는 장위1동 일대가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선DB

◆ ‘반쪽짜리’ 장위뉴타운, 완전체 재개발 다시 속도

장위뉴타운은 성북구 장위동 전체 면적 186만7000㎡(56만5700여평)를 15개 구역으로 나눠 아파트 2만3846가구를 짓는 계획으로 2005년 출발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였다.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진행이 지지부진하다가 2014년 장위12구역을 시작으로 13구역(2014년), 8·9·11구역(2017년), 15구역(2018년)까지 6곳이 뉴타운 사업을 포기해 규모가 절반인 91만8901㎡로 쪼그라들었다. 15구역처럼 박원순 당시 시장이 뉴타운사업에 반대하며 직권해제한 곳이 있는가 하면, 단독주택과 상가 소유주들을 중심으로 사업에 반대해 좌초된 곳도 있다. 그러나 재개발 사업을 밀어붙인 동쪽지역은 수 년 사이 고층아파트 단지로 거듭난 반면 서쪽 대부분은 여전히 낙후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랬던 장위동 서쪽지역에 사업 재개 조짐이 보이고 있다. 장위뉴타운 해제구역 중 공공재개발과 신속통합개발 등에 도전하는 곳이 나오면서부터다. 장위 15구역은 지난 3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 2464가구 규모 대단지가 들어서게 됐다. 8·9구역은 공공 재개발 후보지로, 12구역은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됐다.

성북구도 힘을 싣고 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민선 8기 제1호 부동산 정책으로 ‘재개발·재건축 신속추진단’을 설치했다. 이 구청장은 “재개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위11·13 구역 등 재개발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는 500억원이 넘는 교회 보상금 문제로 중단됐던 10구역도 합의를 통해 사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장위뉴타운은 사업 완료시 약 7만명이 거주할 수 있는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한다.

◆ ‘미아리 텍사스’ 사라지고 아파트·오피스텔·호텔...

성북구 하월곡동은 서울의 대표 집창촌인 ‘미아리 텍사스’가 있어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다. 근처에 있는 미아리 고개의 ‘미아리’와 미국 유흥가를 상징하는 의미로 ‘텍사스’를 합쳐 ‘미아리 텍사스’로 불리며 ‘청량리588′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윤락가였다.

이곳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하월곡동 70-1 일대 사업면적 약 8만㎡(2만4200평)가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돼서다. 그간 2종 주거지역 높이 규제로 사업성이 떨어졌지만, 신통기획 후보지로 서울시가 추진하는 7층 규제 완화 혜택을 받게 되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성북구는 이곳에 초대형 주거복합단지를 건설해 인근 청년창업거리와 연계, 젊은이들이 꿈을 키우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월곡동 88-142일대인 ‘신월곡1구역’은 이미 2020년 8월 사업 시행인가를 획득한 후 협력 업체를 물색 중이다. 이곳은 재개발을 통해 최고 47층, 2200가구 규모의 아파트·오피스텔·호텔로 복합 개발된다. 이제 ‘미아리 텍사스’라는 명칭은 옛말로 남게 됐다.

◆ ‘동북선 경전철’ 2026년 완공 등 교통 호재

지하철 4호선 혼잡도가 200%에 달하는 등 교통환경이 열악한 편인 성북구 권역에 동북선 경전철이 2026년 완공되면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동북선은 왕십리역~제기동역~미아사거리역~월계역~하계역~상계역 총 13.4km 지하 구간을 16개 정류장으로 잇는 노선으로 16개 역 중 7개가 환승역으로 개발된다. 이 노선이 완공되면 상계역에서 강남구 삼성동까지 왕십리역 수인분당선 환승을 통해 약 4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강남·광화문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이동하는 시간도 크게 단축된다.

동북선 개통 최대 수혜지는 다름 아닌 ‘장위뉴타운’이다. 현재는 구역에 따라 지하철역이 멀리 떨어져 있지만, 동북선이 뚫리면 북쪽으로도 대중교통망이 촘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