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출시한 스마트 보청기가 초고령 사회인 일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K-스타트업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의 ‘단카이 세대(2차 대전 직후인 1947~1949년에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 사이에서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16일 일본의 유력 경제전문지 니케이 신문은 한국 스타트업 ‘올리브 유니온’과 이 회사가 생산한 스마트 보청기 제품이 고령 경제인구의 생산성과 인지능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일본 사회의 화두인 DX(디지털 대전환)와 시니어 이코노미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 보청기는 보통 블루투스 이어폰과 비슷하게 생겼으며, 단순히 소리를 증폭시키는 기능뿐 아니라 음악 감상과 헬스 케어 기능도 탑재하고 있고, 스마트폰과 연동해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가격도 기존의 보청기와 비교해 훨씬 저렴하다.
올리브 유니온은 2020년 일본 진출 직후부터 ‘누구나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전략으로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진출 첫해 점유율 10%(판매량 기준)를 달성했으며, 올해 2022년부터 체험연계 구독형 비지니스 모델을 도입하여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2021년엔 주간 동양경제(도요게이자이)는 올리브 유니온을 ‘주목할 만한 놀라운 벤처’로 선정했다. 세계적인 경제 구루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오마에 겐이치는 오는 9월 본인이 설립한 비지니스 브레이크 스루 대학 재단에 올리브 유니온의 송명근 대표를 초청해 ‘시니어 이코노미’에 대한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일본 현지 업체들에서의 러브콜도 늘어가고 있다. 일본 3대 그룹인 ‘스미토모’와 가전 양판 체인 ‘빅 카메라’, ‘요도바시 카메라’로부터 전략적 제휴와 투자 제안 문의를 받고 현재 내부 검토 중이다.
일본이 올리브 유니온에 주목하는 것은 스마트 보청기가 초고령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기술이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고령 인구들이 스마트 보청기를 착용함으로써 경제 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고, 결국 의료비·연금 등 사회보장비용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일본은 2025년부터 국민 3명 중 1명이 고령층에 속하게 된다. 생산가능 경제인구는 갈수록 줄어들며, 사망인구가 급증하는 상황을 피하기 어렵다.
올리브 유니온의 스마트 보청기는 일본 이외 해외 시장에서도 혁신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력 제품인 개인 맞춤형 음성증폭 블루투스 이어폰 ‘올리브 플러스’는 북미 크라우드 펀딩에서 누적 선주문만 약 50억원을 달성했고, CES혁신상 및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 혁신상 등을 다수 수상했다. 올리브 유니온의 송명근 대표는 “초고령 사회 일본은 올리브 유니온에게 테스트 베드 마켓” 이라면서 “올해 8월부터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착수에 들어 갔다”고 밝혔다. 그는 “올리브 유니온만의 신규 헬스케어 제품 및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소개하고, LTV(라이프타임 벨류)를 향상하면서 진정한 ‘라이프타임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