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OSC’(Off-Site Construction·탈현장화)를 미래건설의 핵심 방식으로 설정, 친환경 모듈러(modular) 하우스 사업을 적극 육성하기로 했다. 모듈러 하우스는 전체 공정의 대부분을 공장에서 사전 맞춤 제작한 다음, 현장에서 조립하기 때문에 현장 작업이 최소화돼 안전사고 위험이 적다.

현장 직원들을 위한 친환경 모듈러 숙소. /포스코건설 제공

최근 친환경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ESG경영 확산과 국내 전문인력 수급난 등으로 건설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현장 건설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이 시급해졌다. 이에 포스코그룹이 독자적 설계 엔지니어링 역량과 시공 실적, 철강 소재 등 그룹의 역량을 합침으로써 미래 건설 시장 선점은 물론 강건재 신수요까지 창출해 나가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의 모듈러 하우스 건축은 2003년 신기초등학교 부속동 건축 사업으로 처음 시작됐다. 이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지원하면서 건설했던 기자단 숙소를 대회 후 포스코그룹 휴양지 숙소로 전환할 때 이 방식을 쓰면서 새로운 전기을 맞이했다. 공공실버주택(백령도), 그린빌딩 교육연구시설(인천)에 이어 최근에는 12층 규모의 광양제철소 직원 기숙사도 모듈러 건축공법으로 짓고 있다.

모듈러 하우스는 안전사고 위험이 적을 뿐 아니라 현장 소음·분진이 크게 줄어 민원 방지에도 효과적이다. 공사기간도 철골콘크리트구조 방식 대비 40~60% 단축된다. 현장에서는 자재절단 등의 작업이 없어서 시공과정에서 폐기물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사용 후에도 자리를 옮겨 재사용하므로 철거시 발생하는 건설폐기물이 없어 환경친화적이다.

외부는 포스코 컬러 강판 사용으로 다양한 색상을 연출할 수 있고 내부는 일반 아파트와 동일하게 석고보드에 도배로 마감돼 거부감이 없다. 특히 내구성과 재활용성이 뛰어난 포스코 강건재를 사용해서 외부 충격에 강하다. 최근에는 강도가 뛰어나고 무게는 줄인 포스코의 고급강 ‘POSMAC’ 적용으로 경쟁력이 더 높아졌다.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말 ‘여수 화태-백야 연륙연도교 건설 현장’에 직원숙소 20개동을 모듈러 하우스로 건립했다. 이 현장은 인가(人家) 가 있는 여수시 덕충동 지역에서 약 30㎞나 떨어져 출퇴근이 어려운 만큼 숙소를 따로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포스코건설은 모듈러 주택의 선두주자인 포스코A&C와 함께 친환경 모듈러 숙소의 표준화 모델을 개발했다.

최소 3년 또는 그 이상 거주해야 하는 현장 숙소의 특성을 반영해 바닥온수 난방시스템을 적용하고, 벽체 및 지붕은 글라스울패널을 사용해 주택과 동일한 안락함과 쾌적함을 만들었다. 공사 완료 후 산간 지역 등 다음 현장으로 이동이 용이하도록 모듈 무게를 줄였으며, 6면 전체를 외장 마감해 여러 동을 붙여서 사용하는 것은 물론 한 동 단독으로도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했다.

층고는 2.3m로 일반 아파트와 비슷하며 1인실 기준 5.4평에 화장실이 별도로 있다. 침대와 옷장, 책상 등도 갖춰져 있어 내부만 보면 고급 원룸 오피스텔과 다르지 않다.

숙소에 입주한 현장 직원 김종택씨는 “특성상 오지에서 근무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은데, 쾌적한 숙소가 제공되니 몸과 마음이 편안해져 업무 몰입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모듈러 하우스로 지은 현장 숙소는 직원들의 주거만족도를 높일 뿐 아니라 건축현장 안전사고를 줄이고 환경친화적이어서 최근 화두인 ESG경영에 부합한다.

모듈러 하우스가 수도권 주택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그런 만큼 다양한 모듈러 건축 모델을 개발해 새로운 건축문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