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T는 군산 새만금 산업단지에 ‘스마트 건설기계 전문 시험연구센터’를 열었다. 사진은 스마트 건설기계 전문 시험연구센터 장비 및 건설기계 자율작업 평가 설비. /KIAT 제공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하 KIAT)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각종 산업기술기반(장비·시설 등) 조성을 지원한다. 산(産)·학(學)·연(硏)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고가(高價)·대형 연구 장비와 실험 시설 인프라를 지역 내 주요 연구 거점에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관련 기업의 성장을 도와줌으로써 국익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기계산업 지능화·스마트화 혁신으로 기업 경쟁력 높여

경남테크노파크(이하 경남TP)가 주관하는 ‘지능형 기계산업 제조·기능 안전 기술 고도화 지원 기반구축사업’(2018~2022년)과 건설기계부품연구원이 주관하는 ‘스마트 건설기계용 융복합 부품 평가기술 기반구축사업’(2018~ 2022년)은 기계 분야 기반조성 사업의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최근 제조장비 및 건설기계도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하여 점차 지능화·스마트화되고 있는데, 두 사업은 이에 대응해 기업들의 기술력 확보를 목표로 한다.

경남TP는 기술 개발 여력이 부족한 지역 내 영세 기계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KIAT 지원을 받아 지난해 10월부터 ‘지능기계엔지니어링센터’ 부지를 산업기술단지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이곳에 지능형 기계의 설계(디자인)부터 시제품 제작, 시험평가 인증에 필요한 장비까지 모았다.

올해 기준으로 10종(種) 14대 신규 장비를 도입하고,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기술 교류회를 운영해 기업 간 네트워킹도 강화했다. 그 결과 ▲기업 지원 226건 ▲인력 양성 327명 ▲장비 활용 95건 ▲매출 660억2100만원 ▲107명 고용 효과를 창출했다.

벽진의 스마트 제어 시스템이 장착된 굴착기.
지아이시스템의 ‘EBS-VDC ECU’ 테스트 모습.
경남테크노파크 지능기계엔지니어링센터.

◇본시스템즈·지아이시스템 등 우수한 성과 내며 국익 창출

KIAT는 또한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된 전북 군산을 국내 건설기계 산업 거점도시로 만들고 있다. 건설기계부품연구원을 통해 군산 새만금 산단(産團)에 ‘스마트 건설기계 전문 시험연구센터’를 열었다. 이곳에 스마트 건설기계 핵심 부품 개발에 필요한 ▲자율작업 평가 설비 ▲스마트건설 통합 평가 설비 ▲차세대 동력시스템 평가 설비 등을 구축했다.

사업 초기부터 기업에 전담 연구원(1人 1社)을 배정해 개발 중인 부품이 빠르게 사업화될 수 있도록 공정 개선과 신뢰성 향상 등에 주력했다. 그 덕분에 ▲기업 매출 441억300만원 증가 ▲수출 22억6000만원 ▲38명 고용 효과를 창출했다.

KIAT는 이처럼 산업·지역별 기반조성사업을 추진하여 국산화, 기능 개선, 가격 경쟁력 확보 등 기업의 기술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더 나아가 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돕고 있다.

실제 성공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능형기계산업 중 ‘정밀감속기’는 일본 기업이 국내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국산화에 필요한 기술력이 부족했다. 본시스템즈는 지능기계엔지니어링센터를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한 형태의 정밀감속기 구조 설계를 최적화하고, 제품설계해석 기술로 시제품 제작 없이 내구성을 분석했다.

본시스템즈는 이 지원 사업으로 새로운 형태의 감속기인 BSR를 개발해 ▲수입 대체 및 가격 경쟁력 확보 ▲부품 수급 ▲생산성 및 품질 향상 등의 성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또한 공압(空壓) 브레이크 시스템이 적용된 국내 4.5톤 이상 상용차(트럭) 시장에서는 핵심 부품인 ‘EBS-VDC ECU’를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이에 지아이시스템은 현대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대철과 함께 국산화 개발에 착수했다. 지능기계엔지니어링센터에서는 기능안전 평가 기술 개발과 개발 프로세스 정립을 지원해 상용차용 ‘EBS-VDC ECU’ 품질을 개선했다. 더 나아가 전량 수입 품목인 브레이크 시스템을 국산으로 대체하는 데 기여했다. 벽진은 건설기계 핵심 주조 제품인 스프로킷의 스마트 제어 시스템을 개발해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하고 26명을 신규 고용했다.

석영철 KIAT 원장은 “소프트웨어·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등이 접목된 기계산업 연구 기반을 확대하는 한편, 지역 내 특화 인프라 간 연계로 지속가능한 기업 협력 플랫폼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