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관절이 닳는 ‘퇴행성관절염’은 주로 60세 이상 노인에게만 발생한다고 여기곤 한다. 그러나 퇴행성관절염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 중에는 비교적 젊은 사람도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체 퇴행성관절염 환자 중 30~50대는 36.9%에 달한다. 퇴행성관절염 환자 3명 중 1명이 청·장년층이라는 것. 이처럼 젊은 환자들은 무릎 관절이 일부분만 닳은 경우가 많다. 전체치환술이 부담스러운 환자들은 부분치환술로 관절의 일부만을 교체하기도 하는데, 전체치환술보다 섬세한 과정이 필요해 수술 난도는 쉽지 않다.

목동힘찬병원 황보현 원장이 마코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목동힘찬병원은 8일 ‘로봇 부분치환술’을 도입해 수술 로봇 라인업을 강화했다. 지난 7월 마코 로봇 도입 1년 만에 로봇수술 5000례를 기록한 데 이은 새로운 시도다. 로봇 부분치환술은 기존 마코 인공관절 전체치환술과 수술 방식은 동일하지만, 약간 다른 형태의 절삭기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수술하게 된다.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빠른 기존 로봇수술의 장점에 부분치환술의 이점까지 더해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좌식생활로 안쪽 무릎만 닳았다면 ‘부분치환술’ 가능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은 전체치환술과 달리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수술은 아니다. 무릎 관절은 관절뿐만 아니라 뼈를 둘러싼 연골, 무릎 앞 슬개뼈 등으로 구성된다. 목동힘찬병원 황보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은 관절 중에서도 내측과 외측 중 한 부분만 좋지 않은 환자들에게 시도할 수 있는 수술”이라며 “무릎 앞쪽이나 바깥쪽, 십자인대 등 기능은 괜찮지만 내측만 좋지 않은 환자들에게 권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인들은 좌식생활로 인해 내측 관절만 악화된 경우가 많다.

부분치환술이 가능한 경우라면, 환자 입장에선 이점이 많다. 우선 최대한 관절을 보존하면서 필요한 부분만 치환하기 때문에 조직 손상이 적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황보현 원장은 “수술하기 위해 내야 하는 상처가 작으니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도 빠르다”며 “재활이나 입원기간, 일상생활 복귀까지 걸리는 기간도 당연히 더 빨라진다”고 말했다. 전체치환술과 비교해 자기 관절을 많이 보존하므로 정상적인 무릎 운동 범위도 잘 유지된다.

◇로봇 부분치환술로 일생생활 복귀 ‘2주’ 앞당긴다

특히 부분치환술에 ‘마코 로봇 시스템’을 이용하면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은 집도의 입장에선 꽤 까다로운 수술이다. 절개 부위가 비교적 적은 만큼 완전히 절개해서 눈으로 볼 수 있는 전체치환술보다 수술 시야가 좁기 때문이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황보현 원장은 “정상 조직을 최대한 남기면서 일부만 수술하기 때문에 인공관절 삽입 위치나 크기, 각도 등을 정하는 데 있어서 난도가 높은 수술”이라고 말했다. 이때 마코 로봇은 수술 전 3D CT를 촬영해 완벽한 수술 계획을 세우고, 수술 중에도 인공관절을 가장 적합한 위치에 삽입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실제 지난 2016년 ‘골관절수술저널(The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무릎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을 받은 총 1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인공관절 삽입 위치의 정확도를 비교한 결과, 계획된 위치에서 2도 이내로 정확하게 삽입된 비율이 마코 로봇 수술 환자 그룹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미국 정형외과 학술지 ‘서지컬 테크놀로지 인터내셔널(Surgical Technology International)’에 발표된 논문에서도 마코 로봇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을 받은 환자의 업무 복귀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6.4주로, 일반 인공관절 부분치환술 환자의 업무 복귀 기간인 평균 8.2주보다 훨씬 짧은 것으로 확인됐다.

◇”로봇 인공치환술 도입으로 환자 만족도 높아질 것”

힘찬병원은 지난 7월 인공관절 수술 로봇 도입 약 1년 만에 로봇수술 5000례를 달성했다. 힘찬병원 전문의의 풍부한 임상경험이 비결로 꼽힌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도 집도하는 의사의 경험과 전문적 판단이 중요하므로 숙련도 높은 의사가 집도할 때 수술 성공률은 더욱 높아진다. 로봇수술이라고 하더라도 수술의 처음부터 끝까지 로봇 혼자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집도의가 로봇 팔을 잡고 제어하면서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환자마다 무릎 관절의 모양, 다리가 휘어진 정도, 변형 형태 등이 모두 달라서 환자에게 맞춘 수술 계획을 적용하기 위해서도 의사의 숙련도가 중요하다.

◇힘찬병원 의료진, 예후 향상 위한 ‘연구 활동’ 병행

힘찬병원은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위해 로봇수술 임상경험을 토대로 전문의 컨퍼런스와 연구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전 지점의 전문의가 정기적인 컨퍼런스를 통해 마코로봇 수술 환자 사례를 공유하며 의견을 나누고 있으며, 2007년 설립된 힘찬병원 자체 관절의학연구소에서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과 일반 인공관절 수술 환자 비교 조사 등의 연구 업무를 수행하며 수술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힘찬병원 이수찬 병원장은 “앞으로도 로봇수술이 합병증을 얼마나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지 더 많은 사례를 대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겁이 나거나 여러 내과 질환이 많아서 인공관절 수술을 망설이는 환자가 많다. 황보현 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은 마지막까지 미뤄야 하는 수술임은 분명하지만,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으셨다면 더는 미루지 말고 수술하길 권한다”며 “수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늦어지면 관절염이 더 많이 진행되면서 수술 규모가 커지고, 회복이 더욱 늦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황 원장은 “로봇수술을 이용하면 출혈과 합병증이 적어 고령이거나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도 수술을 받을 수 있다”며 “로봇 부분치환술 도입으로 환자들의 수술 만족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