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곽 출구 증후군’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흔한 질환이다. 이 병은 마치 그리스 신화 속 머리털이 뱀으로 변해버린 괴물 ‘메두사’를 연상케 한다. 메두사는 원래 엄청난 미인이었지만 저주를 받아 흉측한 괴물로 변했다. 누구든지 메두사를 쳐다보면 금방 돌로 굳어버린다.

/게티이미지뱅크

목에서 팔로 가는 신경들이 목과 어깨 사이 근육이나 뼈(쇄골·첫 번째 갈비뼈·경추뼈)에서 눌리거나 마찰을 일으키면 ‘흉곽 출구 증후군’ 증상이 나타난다. 마치 메두사 머리의 뱀들처럼 증상이 다양하다. 증상이 심해지고 오래 가면 마치 메두사 눈과 마주쳐 굳어버리듯 손이나 팔이 저릴 뿐 아니라, 눈·얼굴·턱·머리 등에도 무시무시한 통증이 발생한다.

이를 어깨 관절염으로 오인(誤認)할 수도 있지만 목·흉추 디스크탈출증이나 협착증, 테니스·골프 엘보우(elbow), 경추·흉추 신경병증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증상이 다양하다.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것 같다가도 다시 나빠지며 증상은 반복된다. 그뿐만 아니라 병의 범위가 점점 넓어져 처음엔 목과 팔만 아프다가 새끼손가락이나 네 번째 손가락이 저리기도 한다. 심지어 마비까지 오는데, 이러한 증상은 일상생활 중 갑자기 발생하고 자다가도 나타나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처음에 환자들은 “손가락이 저리거나 목과 어깨가 아주 아프다”며 부분적인 증상만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아픈 곳을 신체의 그림에 표시하거나 적어 보라고 하면 목부터 손끝, 특히 새끼손가락까지 여러 부위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목·어깨를 비롯해 심지어는 눈과 턱관절에 증상이 나타나며 두통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이 증후군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단연코 네 번째 손가락과 새끼손가락 ‘저림’이다.

신경 가닥들이 흉곽 출구 근육이나 뼈 사이에서 눌리거나 마찰을 일으키는 현상은 매우 흔하다. 보통은 일시적으로 손과 팔이 저리다가 없어지곤 한다. 하지만, 이것이 심해지고 마찰이나 손상이 잦으면 매우 심각한 증상으로 악화된다. 또한 ‘흉곽 출구 증후군’은 어느 방향으로 신경이 눌리느냐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드물게는 동맥이나 정맥이 눌리는 증상이 주(主)를 이루기도 한다.

신경이 눌리든 혈관이 눌리든 증상은 매우 유사해 목(경추) 디스크탈출증이나 협착증과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보통의 디스크탈출증은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면 아프거나 저린 느낌이 줄어드는데, 이 증후군은 팔을 들어 올리면 증상이 심해지는 차이가 있다.

이 병은 진단이 까다로우며 특히 여성들에게 훨씬 많이 발생한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객관적이고 정확한 진단이 필수이다. 모든 치료 방법을 시도했는데도 호전(好轉)이 안 될 경우 마지막에 수술해야 한다.

‘진성(眞性) 흉곽 출구 증후군’은 손·팔 근육의 마비와 위축이 뚜렷해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전기전도나 근전도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논쟁적 신경성 흉곽 출구 증후군(Common/disputed neurologic TOS)’은 진성과 같이 목과 어깨 사이에서 신경 마찰로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 하지만 한 번의 진료나 검사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려워 애매한 ‘의증(疑症) 형태’로 남아 있는 경우이다. 목 디스크나 어깨 질환이 아니라면 ‘흉곽 출구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학적 검사 등을 통해 만성통증으로 굳어버리지 않게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일단 신경이 눌리는 위치만 확인된다면 치료는 충분히 가능하다. 보통은 근육이나 신경의 긴장 상태를 호전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재활할 때는 겨드랑이 견갑골 아래 근육(견갑거근이나 넓은 등근 등) 운동도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적절한 재활운동과 필자가 항상 강조하는 진녹색 채소로 식단을 바꾸는 것도 주효하다. 자신의 병에 대해 알아보고 또 알아보려는 노력이 치료의 시작이다.

등산 다녀온 후 옆구리 통증이… 함께 원인·증상 알아봐요

/'의대녀:의사와 대화하는 여자' 유튜브 채널

TV조선 이진희 아나운서와 통증 전문가 안강 원장님이 함께하는 ‘의사와 대화하는 여자(의대녀)’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모처럼 등산을 다녀온 다음 날이나, 평소에 하지 않던 격한 운동 후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옆구리 통증으로 고생한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단순 근육통이겠지”라고 가볍게 넘기거나 “하룻밤 더 자고 나면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했다가는 자칫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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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는 옆구리 통증의 원인과 다양한 증상에 대해 알아봅니다. 지금 통증에 시달리신다면 영상을 시청하신 후 병원에 가셔서 정확한 진단·치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시면 곧바로 영상이 나옵니다. 더 많은 정보와 관련 영상 제작을 위해 ‘좋아요’와 ‘구독’ 또한 잊지 마세요! ‘의대녀’는 다음 주에도 더 새롭고 유익한 내용으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