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지난 2016년 설립한 롯데액셀러레이터를 통해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창업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사진은 롯데그룹의 상징인 롯데월드타워. / 롯데 제공

롯데의 혁신 경영은 그룹의 신사업 발굴 이외에 스타트업과의 건전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롯데가 2016년 설립한 ‘롯데액셀러레이터’가 그 중심에 있다. 유망한 스타트업을 찾아 육성하고, 대기업과 협력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의 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롯데엑셀러레이터 설립은 신동빈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법인 설립 자본금 150억원 중 50억원은 신 회장이 사재를 출연했다.

유망 스타트업을 선발해 지원하는 ‘엘캠프(L-Camp)’는 롯데액셀러레이터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선발된 기업에는 초기 투자금과 사무 공간, 법률 및 회계 등의 경영 지원, 분야별 전문가 멘토링 등이 제공된다. 지금까지 130곳이 넘는 스타트업이 지원을 받아왔다.

롯데엑셀러레이터가 키운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벤처캐피털 평가 기준)는 1조원을 넘어섰다. 설립 5년 만에 달성한 성과다. 이 기업들이 고용한 인원도 엘캠프 입주 전 768명에서 1382명으로 배로 늘었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투자 심사역을 각 스타트업의 전담 매니저로 배정해 비즈니스 성장을 밀착 관리하고 있다. 패스트트랙 제도를 통해 기존 절차를 간소화해 빠르게 후속 투자하는 것도 특징이다. 롯데의 다양한 계열사와 스타트업을 연결해 협업을 추진하고, 실질적인 사업 연계까지 이끌어내는 역할도 한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최근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공유 주방 위쿡과 손잡고 푸드테크 스타트업 특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미래식단’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 우수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해 집중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품 개발 및 판로 개척, 후속 지원 등에 있어 대기업, 공공 기관, 스타트업이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는 유통·서비스·관광에서부터 건설·화학까지 다양한 산업군을 가지고 있는 장점을 활용해 엘캠프 출신 스타트업과 롯데 계열사 간 사업 연계를 추진해오고 있다. 마감 할인 식음료 커머스 플랫폼 ‘라스트오더’를 운영하는 미로의 경우 세븐일레븐, 롯데백화점 등 롯데 계열사 6곳과 협업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해 음식 폐기물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륜차를 활용한 배송 기업 플리즈는 통합몰 ‘롯데온’의 서울 잠실 지역 1시간 배송을 담당한다. 베어로보틱스는 자율 주행 기반 서빙 로봇을 롯데백화점 잠실점, 빌라드샬롯 롯데월드몰점 등에 도입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친환경 배송 박스를 생산하는 에임트는 롯데마트, 롯데온의 냉장 및 냉동 식품 박스 활용 방안과 관련해 협의 중이다. 프리미엄 샐러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프레시코드는 롯데푸드의 가정간편식 유통으로 시작해 향후 신선편의식 공동 브랜드 개발 등 다각도로 협업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의 각 계열사도 스타트업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카 셰어링 자회사 그린카, 자율 주행 기술 기반 스타트업 포티투닷과 공동으로 미래 모빌리티 관련 공동 연구·개발 사업을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