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출고식을 앞두고 있는 KF-X(한국형전투기) 시제 1호기.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금까지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기본훈련기 KT-1, 다목적 기동헬기 수리온, 군단급 무인기 송골매를 개발하고 양산해왔다. 2001년 KT-1의 인도네시아 수출을 시작으로 국산항공기 148대(KT-1 84대, T-50 64대)가 태국, 필리핀, 터키, 이라크, 페루, 세네갈 등으로 진출했다. 약 31억 달러 규모다.

전세계에서 항공기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국가는 미국, 러시아, 일본, 한국을 포함해 총 10여국뿐이다. 최근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완제기 수출 실적이 주춤한 상황에서 KAI는 위성, 무인기 등 미래 수출품목을 확대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국내 방위산업은 주요 무기의 국산화를 통해 국방과학 기술과 산업발전을 함께 이끌어왔다. KAI 역시 한국군 소요의 항공기 개발을 통해 기술발전 경험을 축적할 수 있었다. 국산 항공기를 운용하면 우수한 성능뿐 아니라 지속적인 유지보수 및 개량이 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굵직한 국내 계약이 이어졌다. 작년 6월 방위사업청은 KAI와 TA-50 전술입문용훈련기 2차 양산계약을 체결했다.

전술입문기는 고등비행교육을 마친 조종사들이 공대공, 공대지 사격훈련 등을 교육하기 위한 항공기다. 이 과정을 거친 조종사들이 전투비행대대에 배속된다. TA-50 블록2는 기본형인 TA-50보다 소프트웨어와 무장운용능력 등이 향상된 기종으로 2024년까지 대한민국 공군에 배치될 계획이다.

KAI 주관으로 개발돼 내년 1월 발사될 차세대 중형위성 2호.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방산 수출은 항공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KAI는 완제기 수출 재도약과 더불어 무인기, 위성 등 새로운 수출 판로 개척을 위해 힘쓰고 있다. 또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정부 주도에서 민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민간 중심으로 옮겨오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우주산업 발전 속도도 가속화하는 추세다. 차세대 중형위성 1호가 대한민국 뉴스페이스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2일 민간 주도 위성개발사업인 차세대 중형위성 1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KAI는 ‘차세대 중형위성 1호 개발 공동 설계팀’으로 참여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기술을 이전받아 차세대 중형위성 2호부터 5호까지 전체 시스템을 KAI가 총괄 주관해 개발 중이다.

무인기 분야에서도 움직임이 활발하다. KAI는 최근 이스라엘 IAI와 유무인 복합운영체계(MUM-T·Manned-Unmanned Teaming)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산 소형무장헬기(LAH)에 IAI에서 개발한 무인기를 탑재해 유무인 복합운영체계를 공동 시현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KAI는 이스라엘 방산기업 엘빗과 차세대 무인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엘빗은 항공, 우주, 무인기 등 첨단 기술력을 보유한 이스라엘 대표 방산 기업이다.

내달 한국형 전투기 KF-X(Korean Fighter eXperimental) 시제 1호기도 출고식을 갖는다. KF-X는 국내 노후한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되는 건군 이래 최대 규모의 국책 연구개발사업으로 향후 한국 방산 수출의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투기는 첨단기술의 총아로, KF-X는 아이언버드, 조종성 평가 시뮬레이터(HQS·Handling Qualities Simulator), 동체자동결합시스템(FASS·Fuselage Automated Splice System) 등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첨단 항공 기술을 활용해 개발 및 제작되고 있다.

KF-X는 시제기 출고식 이후 지상시험과 비행시험을 거쳐 2026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KF-X는 초도 양산 1호기 기준 국산화 목표가 65%다.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 주요 항전장비를 포함한 다수 품목을 국산화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