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왕 UC버클리대 교수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탈리아를 휩쓸었을 때, 그곳의 혁신가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인공호흡기가 부족해지자 스쿠버다이빙 장비를 이용해 호흡기를 만들어냈죠.”

지지 왕 미국 UC 버클리대 교수는 11일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두 시간에 걸쳐 기업가 정신과 코로나 시대 기업의 생존 전략에 대해 열띤 강연을 펼쳤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우리의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지만, 성장하는 사람은 이를 어떻게 혁신의 기회로 삼을지 고민한다”고 했다.

지지 왕 교수는 UC 버클리에서 기업가 정신 부트캠프(신병 훈련소)와 경영 혁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SAP·버라이즌 등 여러 글로벌 기업 인큐베이터들과도 협업했다.

그는 "스타트업이 생존하려면 새로운 제품으로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기존 제품보다 10%밖에 좋지 않다면 아무도 신제품을 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아이패드’를 예로 들며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선 고객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스티브 잡스는 노인 친화적인 디지털 기기가 필요하다는 걸 파악했어요. 휴대전화는 화면이 너무 작고, 컴퓨터는 만지면 고장 날까 무서웠던 어르신들을 위해 큰 화면의 태블릿PC를 만든 거죠.”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기 위한 현실적인 전략도 제시했다. 그는 “시장이 얼마나 큰지, 우리 회사에 투자하면 어떤 이익이 있는지 정량화해서 숫자로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콘퍼런스에 온 투자자들에게 숙박 쿠폰을 나눠줘 투자를 이끌어낸 에어비앤비처럼 창의적인 방식으로 투자자의 관심을 끌 수도 있다”고도 조언했다.

침체기 속에서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으로 혁신적인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혁신적인 사람들에겐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타인을 잘 믿고, 새로운 사람과의 대화를 즐깁니다. 이것저것 실험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정확히 파악하죠.”

대만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 간 지지 왕 교수는 아시아 문화권 출신이 주의해야 할 점도 들려줬다. 그는 “겸손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기업가에게 필요한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연장자가 더 현명하다는 고정관념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아시아권에선 실패 사례를 얘기하길 꺼리는데 투자자들은 실패해본 경험이 있는 기업가에게 투자하고 싶어합니다. 모든 기업가는 적어도 한 번은 실패할 수밖에 없고, 실패를 통해 일어서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