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의원이 29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새 당대표에 선출됐다. 이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코로나 전쟁에 승리해 국민 삶을 지키겠다""혁신을 가속화하고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을 유능하고 기민하면서도, 국민 앞에 겸손한 정당으로 개선해 가겠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지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민주당은 총선 압승이후 윤미향 사태,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의혹,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민심과 동떨어진 길로 달려왔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관심과 논쟁, 비전이 없는 3무(無) 전당대회라고 불린 것은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으로 치러졌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친문(親文)이 장악한 민주당은 민심을 거슬러 독주 폭주 해왔다. 오만과 불통이 계속되면 민심은 민주당을 버릴지 모른다.

그동안 민주당은 청와대에 민심을 전달하는 통로가 되지 못했다. 청와대나 정부를 견제하거나 비판하는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 이견 하나조차 징계하는 정당이 됐다. 이번에 이 대표와 함께 뽑힌 최고위원단도 친문 일색이다. 지난 총선을 통해 당내 비주류 의원들이 사라진 데 이어 친문이 지도부마저 장악함으로써 민주당은 완벽한 친문당이 된 것이다.

이 대표는 친문 출신은 아니다. 그러면서 당내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이다.이 대표는 친문 표를 얻어 당내 대선 경선에서 승리할 것인지, 아니면 국민을 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할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 이 대표는 당선 직후 "자가격리 때 대통령이 제일 많이 생각났다"고 했다. 친문 세력 지원으로 당선된 데 이어 노골적으로 친문 정서부터 기댄 것이다. 노골적으로 포퓰리즘을 내세우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경쟁이 심해지면 이런 경향은 더 커질 수 있다.

이 대표는 "원칙은 지키면서도 야당에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원칙 있는 협치'에 나서겠다"고 했다. 문 정부와 민주당은 끊임없이 야당과의 협치라는 말을 해왔지만 행동은 딴판이었다. 총선 이후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고 예산과 법안을 단독 처리했다. 법안을 여당 마음대로 수정하고 야당에 내용조차 알려주지도 않았다. 독재 시대에도 없던 일이다. 그러면서 '20년 집권론'을 거듭 주창하고 있다. 친문부터 바라보는 이 대표가 야당과 진정한 협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대표가 충실한 민심의 전달자가 될 수 있느냐는 여당 대선주자로서의 정치력을 입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국민이 그것을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