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직후 미군에 의해 무단 반출됐던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66년 만에 설악산 신흥사로 돌아왔다.

설악산 신흥사는 28일 오후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를 원래 자리했던 극락보전과 명부전으로 이운한 뒤 환지본처(還至本處·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옴)를 알리는 의식을 진행했다.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10여년에 걸친 환수작업 끝에 지난달 29일 국내로 돌아왔으며, 이날 오전 불교중앙박물관을 출발해 오후 2시쯤 신흥사 일주문에 도착했다.

영산회상도는 가로 4064m, 세로 3353m의 초대형 불화다. 그림에는 1755년(영조 31년) 6월에 그렸다는 발문(跋文)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신흥사 본전인 극락보전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보물 제1721호) 후불화였으며, 6·25 전쟁 직후인 1954년 6월과 10월 사이 미군에 의해 자취를 감춘 것으로 추정된다.

영산회상도는 6개의 조각과 파편으로 나뉜 채 LA카운티미술관 수장고에 소장된 채 발견됐다.

시왕도는 1798년(정조 22년) 그려졌으며, 명부에서 죽은 자의 좌업을 심판하는 10명의 대왕을 그린 그림이다.

신흥사 관계자는 “영산회상도는 강원도에서 현존하는 후불화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면서 “규모 면에서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수작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