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조원 민정수석이 아파트 매각 문제로 '언성을 높이며 다퉜다'고 보도되자 청와대는 "한마디로 가짜 뉴스"라고 했다. 노 실장도 "싸운 적 없다"고 했다. 그런데 25일 국회에서 김외숙 인사수석은 '두 사람이 2주택 처분 때문에 싸운 것 맞느냐'는 야당 질의에 "언쟁(言爭)을 한 적은 있지만 싸운 적은 없다"고 답했다. 언쟁은 말로 다퉜다는 뜻이다. 음주는 했지만 술은 안 마셨다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 국민을 놀린다. 두 사람 다툼을 '가짜 뉴스'라고 한 청와대 해명이 가짜 뉴스였다.

정부 정책이나 방침을 놓고 청와대 참모끼리 언쟁할 수 있다. 노 실장이 지시한 고위 공직자의 다주택 처분처럼 논란 소지가 클수록 내부 이견이 있기 마련이다. 과거 정권에선 이런 보도가 나오면 시인도, 부인도 안 하는 식으로 대응하곤 했다. 그러나 이 정권은 조금이라도 불리하다 싶으면 대놓고 거짓말을 한다. 김 수석은 두 사람이 다투던 현장에 있었다고 한다. 25일에도 처음엔 부인하다가 야당 의원이 '이거 기록에 남는다'고 압박하자 '했지만 안 했다'식 답변으로 실토했다.

청와대는 대통령과 가까운 주러시아 대사의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검찰에서 무혐의 처리됐다"고 했다. 그런데 검찰은 그 사건을 정식 조사한 적이 없었다. 울산시장 '선거 공작'과 관련해 "수사에 관여한 적 없다"고 했지만 당시 반부패비서관은 울산지검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에 협조해 주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환경부 블랙리스트와 사찰 폭로가 나오자 "블랙리스트가 아니라 체크리스트"라고 했다. 지소미아 파기 결정 후 청와대가 "미국도 이해했다"고 하자 미 정부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 때는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깊은 유감을 표했다"고 했는데 러시아 대사관이 바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대통령이 "남북 대화가 다양한 경로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 다음 날 북한 외무성 국장이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이번 청와대발 가짜 뉴스는 수많은 거짓말 중 하나가 추가됐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