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제주도 육상에 강풍이 불고 해상에 거대한 파도가 몰아치면서 북상하는 태풍 '바비'의 영향권에 들어서고 있다. 강풍 등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최대 순간풍속이 한라산 삼각봉 23.8m, 서귀포 마라도 22.1m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11시를 기해 제주도 육상에 내렸던 태풍주의보를 태풍경보로 격상했다. 제주도 모든 앞바다와 제주도 남쪽 먼바다, 남해 서부 서쪽 먼바다에도 이날 밤을 기해 태풍경보를 내렸다.

서귀포 해상에는 높이 4m 이상의 파도가 일고 지형적인 영향에 따라 20m 높이의 해일성 파도가 들이치기도 했다. 태풍 바비는 현재 서귀포 남서쪽 360㎞ 부근 해상에서 북진하고 있다. 기상청은 앞으로 20여시간 후인 26일 오후 제주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우리나라를 향해 북상 중인 25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2리 앞바다에 거친 파도가 일고 있다.



제주국제공항에는 이날 오후 늦게 강풍이 불면서 11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 한라산 입산도 전면 통제됐다. 어선 등 선박 2000여척이 도내 항·포구로 대피했다.

기상청은 태풍이 제주에 근접하는 26일 최대 순간 풍속 40~60m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했다. 풍속 초속 40∼60m는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없고, 시설물이 바람에 날려 붕괴하거나 부서질 수 있다. 특히 초속 50m 이상이면 바람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재난이 발생 가능한 풍속이다. 역대 최대 순간풍속이 가장 센 태풍은 2003년 '매미'로, 2003년 9월 12일 제주에서 초속 60m에 달했다.

태풍은 제주도 남쪽 해상으로 진입할 때 30도 안팎의 고수온 해역을 지나면서 많은 양의 수증기를 공급받아 중심기압 940hPa 안팎의 매우 강한 강도로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 바비가 점차 제주로 다가오자, 제주도는 이날 오후 10시부터 비상 2단계 근무에 돌입했다. 도는 재난문자서비스와 방송 등으로 재난 상황을 알리고, 재해 취약지에 대한 사전 예찰에 나섰다.

제주교육청은 26일 등교수업 대신 원격수업을 진행하도록 각 학교에 안내했다. 또 26일 예정된 행사와 방과후교실도 취소하도록 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도 지난 24일부터 연안 안전사고 위험예보를 '주의보' 단계로 발령하고 비상 근무체제에 돌입했다. 해경은 관내 항·포구 위험구역 등 97개소를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하고, 대형경비함정을 배치해 조업하는 어선 1905척의 대피를 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