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운동하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근육량을 제대로 관리하면 젊을 때 못지않게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다.

"나이 드니 몸이 예전 같지 않아."

중년을 넘어서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한다. 중·장년기에 체력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이유는 근육량이 줄어서다. 근육량은 30세와 비교하면 65세에는 25~35%가, 80세에는 40% 이상이 감소한다. 근육량이 줄어 근력이 저하하면 걷기가 어려워지는데, 걷지 않으면 근력이 더 약해져 가벼운 낙상(落傷)에도 골절되는 등 악순환을 경험하게 된다. 노후 체력과 건강은 근육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장이 아닌 셈이다.

'60대 같은 80대'가 될 것인가, '80대 같은 60대'가 될 것인가. 둘을 가르는 핵심은 '근육'이다.

◇암보다 위험한 노쇠·근감소증

나이 들어 근육량이 줄면 빈자리를 채우는 건 대부분 지방이다. 이때 체중은 크게 달라지지 않으므로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근육이 감소하면 면역력이 약해지고 당뇨 등 대사증후군의 위험은 커진다. 서울대 의과대학 연구팀은 우리나라 65세 이상 남녀 560명을 대상으로 6년 동안 체내 근육량과 사망률을 분석했는데, 근육 감소 현상이 있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사망률이 약 1.5배 높았다.

신체 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를 '노쇠'라 하는데, 대표적 증상이 '근감소증'이다. 근감소증은 노화로 골격근의 근육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질환으로, 노년기 건강에 치명적이다. 평소 건강했던 노인이 근감소증에 따른 골절이나 수술로 누워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급격히 건강이 악화하다가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흔하다. 경우에 따라선 노쇠가 고령자에게 암(癌)보다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노쇠가 시작된 뒤 3년이 지났을 때의 사망률은 노쇠하지 않은 노인보다 78% 높다는 보고도 있다.

현재 근육 감소를 막는 맞춤형 약은 없다. 근육을 늘리려면 근육의 구성 요소가 되는 단백질을 충분히 먹고 근력 운동을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난청·비만 막으려면 단백질 섭취해야

근육의 주요 재료는 단백질이다. 단백질을 적게 섭취하면 노년층의 근육 감소는 빠르게 진행된다. 단백질 부족 상태에서 운동만 하면 오히려 근육이 더 많이 빠져나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대로 단백질을 충분히 먹으면 비만 위험도 낮출 수 있다. 남녀 노년층을 대상으로 단백질 섭취량에 따라 비만도를 측정한 결과 하루 단백질 총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비만 지표인 허리둘레와 BMI(체질량 지수) 수치는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노년기 난청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보건복지부 국민 건강 영양 조사를 분석했더니 지방과 단백질 섭취량이 부족한 노인에게 청각 이상이 생길 확률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56% 높았다.

◇근육량 지키는 핵심 키워드 '단백질'

우리나라 65세 이상에서는 단백질 섭취량이 평균 필요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가 2명 중 1명꼴이다. 노년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단백질 보충에 신경 써야 한다. 하루 필요 단백질은 몸무게 1㎏당 1~1.2g이다. 단백질은 체내에 저장되지 않으므로 한 번에 많이 먹는 것보다 매끼 필요량을 나눠 섭취하는 편이 낫다. 체중 60kg 성인을 기준으로 보면, 매끼 살코기(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 혹은 생선 100g 또는 달걀 2~3개를 먹어야 한다. 소화력이 떨어지는 노년층이 끼니마다 챙겨 먹기에는 부담스러운 양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보조 요법으로 단백질 보충용 건강기능식품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로 나뉘는데, 필수 아미노산 종류와 체내 소화 시간이 서로 다르다. 따라서 동식물성 단백질을 균형 있게 섭취하면 필수 아미노산을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