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47번째 확진자였던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과 겸임교수가 지난 3월 코로나 바이러스 완치 판정을 받은 뒤 5개월 넘게 코로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퇴원 후 소셜미디어에서 '부산47'라는 필명으로 자신의 투병기를 올리며 코로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박현 교수의 지난 3월 코로나 투병 당시 모습.


박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47'에서 "(코로나)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지 165일째"라며 "요즘도 계속되는 후유증 증상은 크게 5가지"라고 썼다. 그는 "머리가 안개 낀 것처럼 멍하면서 기억하기 힘들고 집중하기도 힘든 브레인 포그(brain fog·뇌 안개)가 계속되고 있다"며 "가슴 통증이 심해지면 앉아 있을 때 불편해지고 누워서 쉬어야 한다. 하지만 누우면 또 다른 불편함이 생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속쓰림 증상, 위장 통증 등 배의 통증도 여전히 생겼다 말았다 한다"며 "피부가 검붉은 색으로 변했던 건 많이 나아졌지만, 요즘도 피부가 갑자기 보라색으로 변하기도 하고 보라색 점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만성피로가 좋았다가 나빴다를 반복한다. 아침에 좋았다가도 갑자기 오후에 나빠지기도 하면서 예측 불가"라고도 했다.


박 교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라몬유 대학에서 마케팅 전공교수로 활동하다 지난 2월 미국을 거쳐 귀국했다. 이어 코로나 확진 판정이 나와 부산시 47번째 확진자로 분류됐다. 이후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국내에 코로나 관련 정보가 부족하단 것을 느끼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본인의 투병기를 영어와 한국어로 써서 공유하고 있다. 19일 현재 그의 팔로워 수는 2500명을 넘는다.

그는 "완치 판정을 받은 지 다섯 달 반이 지났지만 전혀 완치되지 않았다"며 "미국·중국 발표나 미국·영국·이탈리아 등 언론을 보면 후유증 환자 관련 글이 계속 나오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그는 일부 용어들이 편견을 양산한다며 '확진자'라는 용어 대신 '환자'를, '완치자'라는 용어 대신 '회복자'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확진자라는 단어는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부정적인 어감을 주고, 완치자라는 표현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후유증이 없는 감염병처럼 보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