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새 환자가 이틀 연속 100명 넘게 폭증하면서 135일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교회와 시장, 학교, 식당, 커피 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등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모이는 곳이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집단감염 사례가 줄줄이 터져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감염 확산 속도가 너무 빠르다. 지난 9일(자정 기준) 28명, 11일 54명에 이어, 13일엔 103명, 어제는 서울·경기에서만 최소 120명으로 폭증했다. 새 감염자의 80%가 넘는 수도권에선 하루 만에 환자가 갑절 수준으로 늘어 확산 속도가 더 빠르다.

세계적으로도 대유행 조짐은 더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브라질, 인도에선 하루 5만~7만명씩 환자가 쏟아지고, 유럽에선 지난 6월 하루 1만명 발생하던 환자가 지금은 2만명 수준으로 늘었다. 한 달 전만 해도 하루 200명을 넘지 않던 일본에선 매일 1000~1500명까지 환자가 나오고 있다. 후쿠오카·오키나와 같은 곳에선 병상이 다 들어차 환자를 더 받지 못하고 있고, 도쿄·오사카 같은 대도시도 병상 사용률이 60~80%로 치솟았다고 한다. 언제 의료 체계가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 사태가 남의 일이 아니다. 일본처럼 우리도 감염력이 이전보다 더 높아진 코로나가 이미 유행하고 있다.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도 점점 늘어 전체 환자의 13%를 넘어섰다. 2주 전의 배 수준이다.

현재 수도권에는 코로나 환자용으로 1800병상이 확보돼 있다. 이 가운데 540병상(30%)이 사용 중이지만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이 중 중증 환자 치료용 326병상 중 70%는 이미 환자가 입원해 있다. 오늘부터 사흘 연휴가 시작되고 연휴 뒤엔 일부 학교가 개학한다. 오랜 장마로 미뤄진 휴가가 시작돼 활동량이 늘어나면 감염 위험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지난 몇 달 동안 전국 의료 현장에서 코로나 방역을 돕던 의사들이 어제 파업을 벌였다. 코로나 사태 와중에 불쑥 의대 정원 확대를 들고나온 정부가 자극한 측면이 있다. 15~16일 서울 곳곳에선 10만명 넘는 집회가 열린다고 한다. 국민이 그동안 어렵게 쌓은 방역 성과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일만큼은 없어야 한다.